'군도'와 '명량'에 이어 6일 '해적'이 개봉했다. 편당 제작비 100억 원을 훌쩍 넘긴 사극 '빅3'가 모두 영화관에 걸렸다. 한경닷컴은 해적 개봉일을 맞아 사극 세 편의 의상감독이 풀어놓는 영화 의상 이야기를 준비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명량과 해적의 의상을 담당한 권유진 의상감독이다. [편집자주]
권유진 의상감독(사진:진연수 한경닷컴 기자)
"영화의상은 고증과 (영화적 재미를 위한) 현실 간 줄타기를 절묘하게 해내야 합니다. 명량의 이순신 장군 갑옷은 18편의 논문과 최근 출토된 유물, 시대적 배경에 입각한 추론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습니다."
영화 명량과 해적의 의상감독을 맡은 권유진 해인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는 1일 기자와 만나 "명량의 의상은 (이순신 장군을 다룬 영화를) 언제 또 만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각오를 담아 만든 뜻깊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권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1985년작 '길소뜸'을 시작으로 150여 편의 한국영화 의상을 책임진 업계의 '장인'이다. 한국의 첫 영화 의상 디자이너인 어머니 이해윤 선생의 뒤를 이어 영화계에 뛰어든 후 한길만 걸어왔다.
권유진 의상감독(사진:진연수 한경닷컴 기자)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 '웰컴 투 동막골' 등에서 빼어난 솜씨를 선보였다. 올 여름 개봉한 대작 사극 세 편 중 두 편인 명량과 해적의 의상을 도맡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명량에서 권 감독은 고증과 상상력을 겸비한 1000벌의 의상으로 등장 인물들에게 현실성을 부여했다.
특히 이순신 장군 갑옷을 비롯한 조선군 복식이 관건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실물이 없어 각종 논문과 부산 동래읍성 유적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찰갑(札甲·비늘갑옷) 등 유물들을 샅샅이 검토해 디자인에 반영했다.
권 감독은 "그동안 사극에 많이 나온 미늘갑옷은 임진왜란보다 100~200년 후 나온 방어능력이 낮은 의장용 갑옷" 이라며 "임진왜란 당시엔 찰갑과 함께 동물가죽이나 쇠로 만든 찰을 안에 대고 바깥쪽에서 쇠로 박아 방어력을 높인 두정갑을 많이 입었다"고 설명했다.
배에서 조총을 막아야 하는 수군 사병은 두정갑을, 장수의 경우 찰갑을 입히기로 결정했다. 영화적 미학을 위해 장수 갑옷에는 귀면을 양각으로 넣었다.
이순신 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인 만큼 갑옷 어깨부위에 은으로 만든 견룡을 달았다. 가슴 쪽에도 용 문양을 가미해 위용을 더했다.
권 감독은 "견룡의 경우 전문 액세서리 디자이너에게 의뢰했는데 한 짝에 200만 원씩의 제작비가 들었다" 며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 씨는 400만 원을 어깨에 얹고 다닌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군 갑옷은 배우들의 활동에 가능한 방해가 덜 되도록 무게가 가벼운 폴리에틸렌(PE) 소재의 편을 손으로 엮어 제작했다. 덕분에 배우 최민식 씨는 갑옷을 입고도 어머니의 위패 앞에 무릎을 꿇는 연기를 무리없이 할 수 있었다.
6개월에 걸쳐 촬영이 이어지면서 의상팀도 매일 전쟁을 치렀다. 그는 "PE 소재가 추위에 약해 겨울 전투 장면에서 갑옷이 많이 깨졌다" 며 "통상 장수 갑옷의 경우 한 벌당 2500~3000편이 사용됐는데 매일 30벌 가량은 수선해야 했고 촬영이 끝나니 성한 갑옷이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무채색의 조선군 갑옷과 달리 구루지마(류승룡 분)를 비롯한 왜군 장수들은 원색 갑주로 무장했다.
금색과 붉은색의 화려한 철제 갑주는 모두 권 감독이 일본 가고시마현 소재 전통 갑옷공장에서 공수한 노력의 산물이다.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철제 갑옷이다 보니 가장 무거운 와키자카(조진웅 분)의 갑주 무게는 20kg이 훌쩍 넘기도 했다.
도도 다카도라(김명곤 분) 등 주요 왜군 장수 갑주는 일본에 남아있는 사료를 바탕으로 철저히 고증을 거쳤다. 유독 화려한 구루지마의 갑주는 권 감독의 상상력이 반영됐다.
권 감독은 "구루지마는 임진왜란을 통틀어 일본 왜장 중 사망한 유일한 다이묘(영주)였는데 역사에선 지워져 가문의 문양과 이름만 알 수 있다" 며 "일본 전국시대에 전쟁의 신으로 불린 다케다 신겐을 숭상한 호전적인 장수를 가정, 그의 갑주를 바탕으로 의상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정 털이 갈기 마냥 늘어진 구루지마의 투구는 권 감독의 역작이다. 이 투구는 배우의 눈빛과 맞물려 구루지마의 강렬한 존재감을 살려준다. 권 감독은 다케다 신겐의 투구를 모티브로 원래의 흰색 대신 검정색을 입혀 투구를 제작했다.
권 감독은 "'센' 투구에 눌리지 않은 것은 배우 류승룡 씨의 힘" 이라며 "일본인들이 봤을 때 다케다 신겐으로 착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검은색을 선택했는데, 염색한 야크 털을 미용실에서 부분 가발을 달듯이 가닥가닥 펴서 투구에 다는 고행 끝에 완성했다"고 말했다.
왜장의 화려한 진바오리(갑옷 위에 걸쳐 입는 소매 없는 겉옷)도 모두 교토 비단으로 제작할 만큼 권 감독은 의상 세부사항에 완벽을 기했다. 의상에 공이 든 만큼 스크린에서 진면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권 감독은 "아무리 고화질의 텔레비전이 등장하더라도 영화 스크린에서 확대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며 "클로즈업 샷의 인물 의상에 실밥이 있다면 스크린에선 밧줄 굵기로 나오기 때문에 극도의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권유진 해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의상감독을 맡은 영화 '명량'과 '해적' 포스터.(이미지 편집:장세희 한경닷컴 기자)
이날 개봉한 해적의 경우 의상 디자인 측면에선 명량보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여지가 많은 작품이다.
영화가 '액션 어드벤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권 감독은 더 가벼운 분위기의 비전투적인 의상들을 선보였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설정된 배경과 해적, 산적인 등장인물들을 고려해 다양한 복식을 따와 의상을 디자인했다.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마네킹에 여월의 옷을 입히는 권 감독의 손길은 능수능란했다. 옷걸이에 걸려있을 땐 펑퍼짐하던 상의에 허리띠를 두르고 두어번 매만지니 금새 옷맵시가 살았다. 납작하게 눌려있던 갑옷 비늘은 하나하나 손으로 눌러 입체감을 살렸다.
그는 "영화 스크린에서는 갑옷 비늘이 둥글게 나와야 질감이 산다" 며 "여월 의상에 사용된 얼룩무늬 천은 인견인데 직접 세 차례에 걸쳐 물을 들여 무늬를 냈다"고 설명했다.
해적 등장인물 의상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단주 소마(이경영 분)의 의상이다. 대양에서 활동하는 해적인 만큼 권 감독은 장신구를 활용해 보다 화려한 느낌을 부여했다.
권 감독은 이 같이 자신의 손을 거친 영화 의상들이 촬영 후엔 생명을 다하기 마련이라고 평했다. 특정한 배우가 연기하는 한 캐릭터만을 위해 특별 제작한 만큼 영화촬영 동안에만 살아있는 옷이란 설명이다.
권 감독은 새 영화를 맡을 때마다 과거의 작품은 잊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는 배우 하정우 씨가 감독을 맡은 '허삼관 매혈기'의 세계에 빠져 있다.
그동안 옷을 입힌 수많은 영화 중 유독 권 감독의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일까. 권 감독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과 '광해'를 꼽았다.
권 감독은 놈놈놈을 '영화의상 제작에서 또 하나의 눈이 뜨인 계기'로 꼽았다. 1930년 대의 다양한 인종이 얽힌 만주 벌판이란 매력적인 배경과 김지운 감독과의 교감이 발휘된 결과다. 다양한 나라의 복식을 연구해 배우 100여 명의 옷을 일일이 직접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지로 들어설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권 감독은 '광해' 제작 후 어머니인 이해윤 선생으로부터 첫 칭찬을 받았다. 그는 "어머님께서 광해를 보시고 의상제작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칭찬과 함께 고생했다는 말씀을 하셔서 내게 각별한 작품"이라며 밝게 웃었다.
'저속노화' 전도사로 불리던 정희원 박사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그는 전 연구원이던 여성 A씨가 점진적으로 자신을 정신적·업무적으로 지배하려 했으며 성적 폭력이나 저작권 침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지난 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 정 박사는 A 씨와의 첫 만남부터 송사로 번지기까지 과정을 털어놨다.정희원에 따르면 두 사람의 만남의 시작은 202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한 익명의 여성 A씨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정 박사는 "익명의 여성이 SNS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를 통해 A 씨는 본인이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했다', '현재 행정대학원 재학 중이다'라고 소개했다"며 "'평소에 책을 굉장히 많이 본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 또 제 책도 굉장히 잘 봤고, 팬이라고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제 활동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정 박사는 A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2024년 1월 개인 연구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SNS 이런 것들도 도움을 주고 싶고, 행정이나 정책 쪽도 도움을 주겠다고 해서 1대 1로 연구원 계약을 하게 됐다"며 이후 관계가 단순한 업무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정희원은 근무 과정에서 점차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A 씨가 로드매니저도 아닌데 자꾸 제가 어디를 갈 때 자꾸 오고, 어느 순간부터는 머리도 만져줬다. 예를 들어서 옷도 '어떤 걸 입어라'라고 했다"며 "어떤 느낌이었냐면 이 사람의 말을 듣는 게 맞겠구나 생각해서 의존하게 됐다"고 설명했
최태원(66)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이 9일 시작된다.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지 약 3개월 만이다.1심은 최 회장 쪽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고, 2심 들어 노 관장에게 유리한 결론으로 뒤집혔지만, 대법원은 다시 모든 쟁점에서 최 회장 측 논리를 인정하며 손을 들어주는 결과가 나왔다.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 20분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을 연다.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은 재판에 직접 출석해 법정에서 의견을 밝힌다는 계획이다.양측은 지난 7일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도 냈다.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노태우 비자금'을 노 관장의 기여 내용에서 제외하고 다시 재산분할 비율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최 회장 재산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어느 정도로 볼지다.앞서 1·2심 판단은 크게 엇갈렸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그러나 2심은 2024년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665억원→1조3000억원)가 됐다.지금의 SK그룹이 있기까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변론이 마무리되면서 검찰의 구형량에도 이목이 쏠린다.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변론을 종결하는 결심공판을 연다. 지난해 1월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약 1년 만이다.결심공판에선 특검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뤄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 외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결심도 함께 진행된다. 전체 피고인이 8명에 달해 공판이 늦은 시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한 혐의도 있다.특히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형 세 가지뿐이라는 점에서 특검팀의 구형량에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이 사건의 공소유지를 해온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는 8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