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감사 자리가 꼬박 1년째 비어 있다. 이런 식이라면 ‘없어도 되는 자리’라는 소리도 나온다.

10일 금감원에 따르면 감사원 출신인 박수원 전 감사가 작년 7월11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후 금감원 감사 자리는 1년째 공석으로 있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금융위원회 출신, 감사원 출신, 법무부 출신 관료가 차례로 거론됐으나 결국 유야무야됐다.

금감원 감사는 업무 및 회계 감사, 내부통제 적정성 점검·평가와 감찰업무를 담당한다. ‘금융 검찰’로 불리는 금감원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내부에서 ‘감시’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직제상 서열도 금감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감사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으면서 금융권에서는 원래 없어도 되는 자리가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은 ‘동양그룹 사태’를 포함해 감사원의 금융당국 특별검사, 고객 신용정보 유출 KB금융 내분 등에 따른 대규모 제재 등 그 어느 때보다 일이 많은 시기”라며 “조속히 감사를 선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감사는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