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이 미국 증시서 기업공개(IPO), 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상반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들은 상반기에 5101억달러의 주식 및 CB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직전 사상 최고치인 2007년 상반기의 4989억달러를 넘어섰다.

성장하는 기업들이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경우도 있지만 올해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업을 사들인 사모펀드가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증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WSJ는 분석했다. 사모펀드 보유 기업들이 발행한 주식 및 전환사채 규모는 올 들어 124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다.

은행들이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응해 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에 나선 것도 증시 자금 조달이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도이치뱅크는 최근 92억달러의 주식을 새로 발행했다.

주식 발행 주관사를 맡는 월스트리트 투자은행(IB)도 호황을 맞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00억달러 규모의 IPO를 추진하는 등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