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에 한 번 더 기회 달라"…통신 3社·채권단 출자전환 호소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팬택은 회생 가능성이 있다. 팬택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단을 막아달라.”

존폐 위기에 놓인 팬택의 이준우 사장(사진)은 10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팬택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어떻게든 팬택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 이 자리에 섰다”며 통신 3사와 채권단에 출자전환을 촉구했다.

워크아웃 중인 팬택의 채권단은 지난달 통신사의 1800억원 출자전환을 조건으로 3000억원 출자전환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결의했다. 그러나 통신 3사는 출자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채권단은 일단 통신사의 결정 시한을 연장했다. 이달 말까지 통신사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사들이 끝내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팬택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들은 출자전환을 해도 팬택이 자생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위기만 넘기면 추가 투자 없이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면 투자나 인수합병(M&A)을 검토해보겠다는 기업들도 있다”고 했다.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4~6월) 수출 물량이 50만대로 국내 판매량의 두 배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상거래 채권이 동결돼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현금 보유액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통신사에 출자전환을 요청한 지난달 이후 휴대폰을 거의 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