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첫 두경기 3점차 이상 승리시 우승확률↑…에콰도르와 무승부로 경기력에 의문

프랑스 '레블뢰(Les Bleus)'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프랑스는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모두 큰 점수 차의 승리를 거뒀다.

온두라스를 맞아 3-0으로 승리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1계단이나 앞선 스위스(6위)를 5-2로 대파했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무려 8골을 몰아넣는 막강 화력을 과시한 프랑스에 대해 전 세계는 "아트사커가 부활했다"며 칭송했다.

최근 50년 동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첫 두 경기를 모두 3점 차 이상으로 이긴 팀은 올해 프랑스까지 총 3개 팀이다.

이 중 1998년 프랑스를 비롯해 앞선 2개 팀은 모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확률적으로 그렇고, 스위스 감독마저 "우승 후보"라고 찬사를 보낼 정도로 프랑스가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1998년 정상에 오르던 당시의 정신력이 느껴진다"는 프랑스 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의 자화자찬도 그리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프랑스는 26일(한국시간) 에콰도르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무엇이 진짜 실력인지 헷갈릴 정도의 경기력으로 무승부에 그쳤다.

그것도 후반 5분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얻은 수적 우세에도 프랑스는 10명으로 맞선 에콰도르의 골망을 끝내 흔들지 못했다.

물론 프랑스는 이날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로 16강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승리욕이 감퇴할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경기 전 프랑스 선수들의 표정은 결연했고 데샹 감독은 후반전에 공격수를 2명이나 교체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문전 앞 결정력이 부족했고, 잘 맞은 슈팅은 에콰도르 골키퍼 알렉산데르 도밍게스(우니베르시타리아 데 키토)의 몸을 날린 선방에 족족 걸렸다.

골을 넣지 못한 것은 불운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허술한 수비력은 불안감을 지울 수 없게 했다.

에콰도르는 이날 1명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기가 탁월한 엔네르 발렌시아(파추카)의 1인 공격에 의존했다.

프랑스는 협력수비에도 발렌시아의 돌파에 번번이 뚫렸고 후반 9분과 36분, 37분에는 아찔한 실점 기회를 내줬다.

결정적인 기회만 따지면 오히려 에콰도르가 운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프랑스 수비진들은 에콰도르의 역습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에 더 불길한 소식은 지난 스위스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중앙 수비수 마마두 사코(리버풀)가 이날 경기에서 또다시 다쳤다는 사실이다.

사코는 이날 볼 경합 과정에서 다리를 다쳐 전반 16분 교체됐다.

에콰도르와의 찜찜한 무승부, 사코의 부상이 앞으로 닥쳐올 실패를 암시하는 불길한 전조일지, 아니면 지난 월드컵의 50년 역사가 증명하는 대로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을 예약한 것인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