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대륙 예선 2위로 본선에 진출한 콜롬비아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분 좋은 승리로 시작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콜롬비아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12위)를 3-0으로 완파했다.

코트디부아르(23위), 일본(46위) 등 엇비슷한 전력의 팀들로 꾸려져 만만찮은 대결이 예상되는 C조에서 콜롬비아는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승점 3(골 득실 +3)을 챙긴 콜롬비아는 홀가분한 상태로 오는 20일 코트디부아르전에 나갈 수 있게 됐다.

반면 1패만 더하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적인 그리스는 큰 부담을 안고 20일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콜롬비아는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라다멜 팔카오(모나코)가 왼쪽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대표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날은 테오필로 구티에레스(리베르 플라테)가 팔카오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후안 기예르모 콰드라도(피오렌티나)를 축으로 한 오른쪽 측면과 파블로 아르메로(웨스트햄)-빅토르 이바르보(칼리아리)의 왼쪽 날개가 선보인 활발한 돌파와 오버래핑은 그리스 수비가 막기에 버거웠다.

그리스는 두터운 수비 위주의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순발력과 빼어난 패스워크로 무장한 콜롬비아의 예봉을 꺾지 못했다.

공격에서도 마리오 예페스(아탈란타), 크리스티안 사파타(AC밀란), 후안 카밀로 수니가(나폴리) 등 거친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단련된 콜롬비아의 수비진을 뚫는 데 실패했다.

콜롬비아는 전반 6분 일찌감치 선제골을 터뜨렸다.

콰드라도가 오른쪽을 돌파해 수비수를 따돌리고 가운데로 내준 공을 제임스 로드리게스(모나코)가 받는 척하면서 피해 흘려주자 반대쪽에서 달려들던 아르메로가 골대 오른쪽으로 찬 슛이 수비수를 맞고 골대로 흘러들어 갔다.

그리스는 전반 중반부터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에 나섰지만 번번이 골 결정력 부족에 돌아서야 했다.

콜롬비아는 다소 불안한 우세를 유지하던 후반 13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구티에레스가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 냈다.

그리스로서는 5분 뒤 테오파니스 게카스(코냐스포르)의 다이빙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이 아쉬웠다.

후반 추가 시간에 로드리게스의 추가 골까지 터지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콜롬비아 관중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