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해외건설 수주, 토목 위주서 벗어나라
산업기반이 열악했던 1970년대에 건설사들이 중동신화를 창조하며 거액의 외화를 획득해 한국 경제의 압축 고도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건설업은 철강 등 중공업 부문의 비약적 발전의 초석을 다지며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 비중은 2005년 18% 선에서 지난해 13%대로 추락했고, 주택보급률도 100% 선을 넘은 지 오래다. 더 심각한 것은 2012년 말 전체 기업 매출 증가율 5.1%, 영업이익률 4.1% 대비 건설업은 각각 3.2%, 1.96%로 현저히 부진하다는 점이다. 특히 대기업 건설사는 법인세 차감 후 평균 순이익률이 -3.7%다.

하늘을 날기 어려울 만큼 노화한 매는 죽을 날을 기다리지 않고 부리와 깃털을 스스로 뽑아 새롭게 자라게 해 다시 날아 오른다. 한국 건설업계도 초원의 매와 같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수익성 위주의 해외공사 수주를 늘려야 한다. 한국 기술력은 세계 최고이지만 토목, 건축 등 단순공사 위주여서 매출 규모에 비해 수익이 낮다.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해 플랜트, 설계, 감리 등 채산성이 높은 영역으로 진화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개방 확대와 통일은 인프라 구축, 사회간접자본(SOC), 주택건설 등 건설업 중흥의 절호 기회다. 건설업계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고, 정부도 북한 관련 공공부문 발주를 선제적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

셋째 건설사 자구노력과 내실화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건설업은 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만큼 경제 회복과 국가 전략 차원에서 불급한 규제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설업체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요구된다.

이유상 < 한일건설 상임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