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있으라' 침묵시위 제안자 용혜인씨도 연행

10일 서울 도심에서 세월호 사고 책임을 묻기 위한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청와대행을 시도, 경찰과 대치하다 연행됐다.

6·10 민주항쟁일을 맞아 이날 오후 7시께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등지에서 열린 '6·10 청와대 만인대회' 참가자들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참가자 100여명은 오후 9시 20분께 삼청동 총리공관 건너편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라", "청와대로 갑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쪽으로 향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가만히있으라'라는 침묵시위를 기획했던 경희대생 용혜인(25·여)씨 등 모두 65명이 해산명령에 불응하거나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 등으로 연행됐다.

이들은 강남서 등 서울 시내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받고 있으며 남자 고교생과 신학생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중 남성 4명이 '가만히있으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경찰 방송조명차량에 올라갔다가 경찰에 의해 강제로 끌어내려진 일도 있었다.

시위대 중 최소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경찰 1명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인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도심에서 산발적으로 1부 집회를 연 뒤 2부 집회에 모여 청와대행을 시도했다.

삼청동 초입인 동십자각에서 문화제 '만민공동회'를, 인사동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촉구 기도회'를 각각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했다.

앞서 오후 4시께에는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는 70여명이 모여 침묵시위를 했다.

경찰은 이날 모두 81개 중대를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만인대회 주최 측은 행사를 위해 청운동사무소과 경복궁역 등 청와대 인근 61곳에 집회신고를 냈지만 주요 도로와 주거 지역이라는 이유 등으로 전날 경찰로부터 불허 통고를 받고 반발하기도 했다.

청년좌파 회원 41명은 지난 6일 집회 참가에 앞서 "6월 10일 입감을 결의하고 청와대로 행진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성명을 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