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勞政관계 '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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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argos@hankyung.com
“독일과 일본이 제조업 강국인 것은 임금체계와도 관련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기업 경쟁력과 고용안정을 위해 임금체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임무송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
“임금체계 개편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즉 근로자의 임금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없다. 결국 임금을 깎자는 얘기 아니냐. 그러면서 무슨 글로벌 경쟁력이냐.”(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노사발전재단 주최로 열린 임금체계 개편 국제심포지엄. ‘고상했던’ 주제발표가 끝나자 때아닌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행사는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자리로 이시다 미쓰오 일본 도시샤대 교수와 레인하드 반뮐러 독일 튀빙겐대 노동기술문화연구원장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임금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 안정’ ‘단순 기능직에 대한 배려’ 등을 강조한 주제발표 때까지는 그저 일반적인 학술행사였다.
하지만 주제발표 종료와 동시에 분위기는 급변했다. 발표에 대한 소감과 질의 순서였지만, 정부 대표와 노동계 대표 간의 보이지 않는 설전에 객석은 이내 싸늘해졌다. “임금체계 개편이 노조에게는 '뜨거운 감자'였을텐데,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임 정책관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부러움의 표현이었지만 노동계에 곧이곧대로 들릴 리는 만무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 실장, 평소 조용한 이미지와는 달리 언성을 높였다. “노사 간 문제인 임금체계에 정부가 개입해 자본의 입장에 서는 것은 문제”라며 “게다가 임금 축소에 대한 얘기는 없고 글로벌 경쟁력이란 말로 포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노·사·정은 생산성 향상, 고령사회 대비, 고용 확대를 위해 임금체계 개편의 큰 틀에는 동의한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없고 ‘내 말이 맞으니까 그냥 따라오라’는 정부와, ‘정부와 재계는 한통속’이라며 비난하는 노동계의 갈등구조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사관계보다 노정관계 회복이 더 시급해보인다.
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argos@hankyung.com
“임금체계 개편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즉 근로자의 임금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없다. 결국 임금을 깎자는 얘기 아니냐. 그러면서 무슨 글로벌 경쟁력이냐.”(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노사발전재단 주최로 열린 임금체계 개편 국제심포지엄. ‘고상했던’ 주제발표가 끝나자 때아닌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행사는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임금체계 개편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자리로 이시다 미쓰오 일본 도시샤대 교수와 레인하드 반뮐러 독일 튀빙겐대 노동기술문화연구원장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임금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 안정’ ‘단순 기능직에 대한 배려’ 등을 강조한 주제발표 때까지는 그저 일반적인 학술행사였다.
하지만 주제발표 종료와 동시에 분위기는 급변했다. 발표에 대한 소감과 질의 순서였지만, 정부 대표와 노동계 대표 간의 보이지 않는 설전에 객석은 이내 싸늘해졌다. “임금체계 개편이 노조에게는 '뜨거운 감자'였을텐데,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임 정책관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부러움의 표현이었지만 노동계에 곧이곧대로 들릴 리는 만무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 실장, 평소 조용한 이미지와는 달리 언성을 높였다. “노사 간 문제인 임금체계에 정부가 개입해 자본의 입장에 서는 것은 문제”라며 “게다가 임금 축소에 대한 얘기는 없고 글로벌 경쟁력이란 말로 포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노·사·정은 생산성 향상, 고령사회 대비, 고용 확대를 위해 임금체계 개편의 큰 틀에는 동의한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없고 ‘내 말이 맞으니까 그냥 따라오라’는 정부와, ‘정부와 재계는 한통속’이라며 비난하는 노동계의 갈등구조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사관계보다 노정관계 회복이 더 시급해보인다.
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