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GDP와 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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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칼럼] GDP와 매춘](https://img.hankyung.com/photo/201406/AA.8736173.1.jpg)
개인의 성매매가 합법인 영국에서는 몸 파는 여자가 2009년 기준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여성의 0.2%다. 이들의 몸값은 회당 평균 67.16파운드(약 11만4000원), 1주일 손님은 25명꼴이다. 이후 공식 집계는 없지만 학계에서는 성매매 여성을 8만명으로 잡고 있다. 프랑스 등 인근 국가의 매춘 불법화에 따른 ‘풍선효과’까지 겹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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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매춘은 음성적인 거래 때문에 지하경제나 하수구 경제, 회색경제로 불려왔다. 그런데 영국 통계청이 국내총생산(GDP) 계산에 성매매와 마약 부문을 포함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새 기준에 따른다는 것인데, 새 통계에 따르면 GDP가 2.5%(100억파운드·약 17조원)나 늘게 된다. 매춘 분야는 9조원 정도다.
이탈리아 역시 GDP의 10.9%나 되는 매춘과 마약 등 지하경제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덕분에 내년 경제성장률은 예상치인 1.3%보다 훨씬 높게 나올 전망이다. 에스토니아와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도 새로운 통계 방법에 동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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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더 그렇다. 기초 자료부터 제멋대로다. 정부는 2007년 성매매 종사자를 27만명(전체 여성의 1.07%)이라고 했다가 2010년에는 14만2000여명이라고 발표했다. 인터넷 성매매 등을 제외했다지만 3년 만에 돌변하는 이런 통계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집창촌이 없어지고 전 도시가 성 업소로 변했다는 대한민국에서.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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