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라이프] '티몬' 신현성, 꿈 포기못해…'번듯한 직장' 뛰쳐나와 세번째 창업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개인과 회사 성장은 멈춥니다. 티켓몬스터(티몬)는 더 많이 성장해야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합시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29·사진)는 창립 4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이 같은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그동안 빠르게 성장해왔다. 매출은 2010년 33억원에서 지난해 1148억원으로 뛰었다. 5명이던 직원도 어느덧 11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신 대표는 ‘초심으로 돌아가 안주하지 말 것’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매출은 티몬이 가장 많지만, 경쟁사 위메프와 쿠팡은 각각 방문자 수와 거래액을 기준으로 업계 1위라고 주장할 만큼 혼전 양상이다.

신 대표는 과거를 돌아보며 위기 돌파의 답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 테니스부에 지원했다가 탈락하자 매일 다섯 시간씩 연습해 졸업을 앞두고선 버지니아주 대표로 뽑힌 경험이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와튼스쿨) 재학 시절엔 두 차례 창업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학생들에게 빈방을 소개하는 ‘사이버부동산’을 운영했지만 문을 닫았고, 연이어 광고 플랫폼 사업에 도전했지만 동료들과의 불화에다 번듯한 직장을 원한 부모의 반대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학 졸업 후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일했지만 창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회사를 나와 2010년 만든 것이 티몬이다. 친구 네 명과 함께 100만원씩 갹출해 무작정 일을 시작했다. 초기에 투자금 마련을 위해 만난 대기업 임원은 “와튼스쿨에 가려는 아들이 있는데, 졸업 후 당신처럼 살겠다고 하면 굉장히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 대표는 한국에 소셜커머스 사업을 정착시켰다. 그는 “한순간 실패하더라도, 될 때까지 도전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세계 1위 소셜커머스인 그루폰과의 합병을 계기로 재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그루폰은 지난 1월 티몬을 2억6000만달러(약 2760억원)에 인수했다.

티몬은 미국 내 495㎡(약 15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확장 중이다. 신 대표는 “병행수입 부문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며 “구찌, 아르마니 등 이탈리아 명품과 일본 캐릭터 상품 등을 현지 직매입해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도 올해 말부터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셜커머스 시장을 넘어 앞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타트업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신 대표가 2011년 세운 스타트업 투자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에스이웍스, 푸드플라이, 스트라입스 등 10여개 벤처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벤처인 육성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멘토 역할을 맡아 출연 중이다. 신 대표는 “가지 않은 길을 걷는 것이 창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