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숨은 니즈(요구)를 공략하라.’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상품을 개발할 때 가장 우선 순위에 두는 가치다.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과거와 비슷한 판매 방식과 상품 구조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끌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일정 시기에 보험금을 집중적으로 주는 연금상품부터 연령대에 맞춰 보장하는 담보를 바꿀 수 있는 건강보험까지 나왔다. 소비자가 편리하다고 느끼도록 가입 절차를 대폭 줄인 간편보험도 있다.

○한화생명 ‘더 따뜻한 스마트 변액 통합보험’

은퇴 전 가장의 소득 상실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사망이나 심한 장해를 입으면 유가족에게 월 보험금을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 종신보험과 달리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가입 후부터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매년 지급액을 5%씩 늘린다.

월 지급액 수령 여부에 상관없이 사망하면 가입금액의 50~100%에 해당하는 금액이 사망보험금으로 지급된다. 종신보험이지만 치명적 질병(CI) 보험료 납입 면제 특약에 가입하면 암, 급성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에 걸렸을 때 보험료 납입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생애 주기에 맞춰 자금 용도를 바꾸는 기능도 있다. 은퇴 후 생활자금이나 자녀 결혼자금 등 목돈이 필요하면 보장형 계약의 전부나 일부를 적립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다. 부분 전환도 가능해 추가 보험료 없이 1개 보험으로 2개 보험에 가입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화생명 ‘더 따뜻한 스마트 변액 통합보험’
한화생명 ‘더 따뜻한 스마트 변액 통합보험’
45세 이후에는 연금전환 기능을 활용하면 좋다.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미성년 자녀의 보험금 수령권을 보장하기 위해 양육 자금 전환 특약도 마련했다.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법정대리인이 사망보험금의 50% 이상을 일시에 수령하는 걸 제한하는 제도다. 나머지 금액은 자녀가 성장하는 동안 매월 양육 자금 형태로 받으면 된다.김운환 한화생명 상품개발실장은 “물가상승에 대비해 사고 발생 때까지 월 지급액을 매년 늘려서 보장을 현실화한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나만의 청춘보험’

15~30세 젊은 층이 필요로 하는 보장에 집중한 상품이다. 취업준비생을 위한 취업 지원금과 산모들의 임신중독 관련 보장, 스포츠 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 보장 등 젊은 층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 대비에 집중한 게 특징이다.

메리츠화재 ‘나만의 청춘보험’
메리츠화재 ‘나만의 청춘보험’
취업지원금은 고용보험법에서 정한 구직급여를 31일 이상 수령한 경우 구직급여 수령 31일째, 61일째, 91일째 등 총 3회에 걸쳐 가입금액을 지급한다. 임신중독 관련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4일 이상 입원하면 120일 한도로 입원일당을 지급한다.스포츠를 즐기다가 사고로 인해 상해가 발생해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체증형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 가입 시점부터 매년 100만원씩 보장금액이 늘어난다. 20년 후에는 7000만원까지 늘어난다.

종합 입원일당도 있다. 기존 상품이 질병이나 상해 입원일당을 3만원까지 보장하는 것과 달리 질병이나 상해 입원일당을 최대 5만원으로 설정했다. 중환자실 입원일당 10만원까지 합하면 첫날부터 15만원을 보장받는다. 다른 상품은 주로 질병수술비와 18대 질병수술비를 동시에 가입할 수 없지만 이 상품은 60만원까지 합산가입이 가능하다.

○교보생명 ‘시니어 플랜 연금보험’

교보생명 ‘시니어 플랜 연금보험’
교보생명 ‘시니어 플랜 연금보험’
은퇴를 앞둔 직장인을 겨냥한 상품이다. 제대로 노후 준비를 못한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은퇴 후 소득 공백기를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이 상품의 특징은 일부 일시납 제도다. 일부 일시납 제도는 보험료의 일부는 목돈으로 내고, 일부는 정해진 기간만큼 매월 일정하게 보험료를 내는 것이다. 여유 자금이 있는 중장년층이 이른 시일 내 연금재원을 늘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보험료 납입기간도 10년, 15년, 20년으로 구분돼 있으며, 단기에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2년에서 9년까지 1년 단위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도 있다. 퇴직이나 조기 은퇴로 매월 내는 보험료가 부담되는 경우에는 남아 있는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도 된다.

경제적 사정으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우면 보험료 납입을 연기해도 된다.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조기 퇴직으로 소득이 사라지면 연금을 앞당겨 받을 수도 있다. 정년 연장으로 연금이 당장 필요하지 않으면 연금 받는 시기를 뒤로 미뤄도 된다.

○미래에셋생명 ‘다이렉트 진심의 차이’

보험업계 최초로 인터넷에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변액보험이다. 기존 미래에셋생명이 출시한 ‘진심의 차이’의 장점을 그대로 온라인에 적용한 셈이다.

이 상품은 일반적인 보험상품과 달리 저축·펀드와 비슷한 사업비 후취구조를 적용했다. 초기 납입한 보험료 전체를 사업비 차감 없이 특별계정에 투입해 초기 수익률과 해지환급금을 높인 형태다. 계약 이후 3개월이 지나고 해약해도 환급률이 99.7%에 달한다.

또 해외주식형, 해외채권형, 국내주식형, 국내채권형 펀드로 구성돼 있어 소비자의 투자 성향별로 다양한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생명 고객자산 배분위원회에서 정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펀드에 투자하면 별도로 펀드를 선택하지 않고서도 시장상황에 따라 효율적으로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다.

○현대해상 ‘간편 가입 건강보험’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도입한 간편 가입 상품이다. 간단한 질문만 통과하면 사망, 입원일당, 수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보험가입 절차가 단순해 보험가입에 어려움을 느꼈던 고령자 등에게 유용하다.

현대해상 ‘간편 가입 건강보험’
현대해상 ‘간편 가입 건강보험’
75세 고령자도 5년 내 암 진단이나 암 치료 여부, 2년 내 입원이나 수술 여부, 3개월 내 의사의 입원이나 수술 등 검사 소견 여부에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다. 별도의 서류 제출이나 건강 진단이 없어도 된다. 개인 의료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또 입원일당, 수술 보장은 지급 사유가 발생할 때마다 보험금을 받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점차 증가하는 교통사고에 대비해 벌금 등 운전비용 담보를 따로 설정할 수 있다. 보험기간은 5년, 10년으로 최대 100세까지 재계약할 수 있다.

○LIG손해보험 ‘튼튼 이 건강보험’

성인을 위한 치과 치료 전용 상품이다. 15세부터 55세까지 가입 가능하다. 3년마다 보험료를 다시 산출해 최대 60세까지 치아 치료에 따른 각종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보철 치료는 임플란트 치료 때 이 한 개당 100만원, 브리지 치료 때 50만원의 보험금을 연간 3개 한도로 보장한다. 틀니 치료 때는 1회당 100만원의 보험금을 준다. 치료 빈도가 많은 치아 보존과 발치에 대해서도 보장이 가능하다. 크라운 치료 때 15만원, 레진과 인레이·온레이 치료 때는 이 한 개당 5만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아말감 치료나 발치 때는 이 한 개당 1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

필요에 따라 상해사망이나 상해후유장해 등에 대한 추가 보장도 선택할 수 있다. 또 해지환급금의 80% 한도까지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박연우 LIG손해보험 팀장은 “고액의 의료비가 드는 치과 치료 항목을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실손의료보험과 별개로 치아 전용보험에 가입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 ‘마이 라이프 굿 밸런스 보장보험’

소비자마다 생애 주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상품이다. 중도 인출과 중도 환급 기능을 강화해 다양한 생애 변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장 큰 특징은 보험기간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보험료에 맞춰 만기를 설정하면 된다는 얘기다. 또 연령대마다 자주 걸리는 질병을 골라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20세부터 6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