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국격을 높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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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의 적당주의에 대해 반문
위기를 기회로 생각·행동 바꿔야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
위기를 기회로 생각·행동 바꿔야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
![[한경에세이] 국격을 높입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24265.1.jpg)
그런데 이번 사고와 수습 과정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정말 손가락질받아야 할 사람이 사고를 낸 직접 당사자들, 감독당국 등 정부뿐일까. ‘나는 과연 어떠하며, 우리는 어떠한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됐습니다. 모두가 오랫동안 적당주의에 빠져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지는 않았나.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는 민방위 훈련을 제대로 받고 있는가. 고층 빌딩에서 불이 났다고 가정하고 30~40층에서 비상계단을 통해 1층까지 내려가 탈출하는 훈련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빌딩의 실제 입주 인원이 모두 비상계단을 통해 내려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다른 비상 대피 수단은 무엇이 있는지, 안내요원은 누구고 어떤 식으로 안내할 것인지 잘 정비돼 있고 실행할 수 있는가. 이에 따라 실제 훈련을 해 봤는가. 소화기는 어디에 있고 사용법은 숙지하고 있는가.
부끄럽게도 이에 대해 내가 알고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런 훈련을 1년에 한 번 하더라도 제대로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정을 지키지 않아 지적을 당하면 보통 ‘남들 다 그러는데 왜 나만 문제 삼느냐’는 반응이 나옵니다. 개인들의 인식이 그 수준에 머물러 있고 적당주의가 만연해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생각이 바뀌고 필요한 연습, 훈련을 기꺼이 받고 법대로 실행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전 국민이 세월호 참사를 보며 다 함께 슬퍼하고 있고, 그 교훈을 공감하고 있다면 이제 우리의 격을 높이는 일에 온 국민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김재훈 <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jaehoon.kim@leek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