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긴장 고조 책임"…28일 추가 제재 검토
러 "사태 해결 대화 계속…억류 인원 석방 노력"
교황, 우크라이나 평화 위한 지원 약속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분리주의 친(親)러시아 민병대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들을 억류하고 정부군에 체포된 민병대원과의 맞교환을 요구하며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신속히 하기로 밝히는 등 제네바 합의로 물꼬가 트였던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완화 조치는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억류된 인원의 석방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G7 "우크라 긴장 고조 책임"…28일 러시아 추가 제재
주요 7개국(G7)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신속히 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은 2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다음달 치러지는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성공적이면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투표의 기회를 보장해야 하는 만큼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제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계 측근과 이들이 운영하는 법인을 표적으로 삼을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제재는) 에너지 산업이나 은행분야 등 러시아의 경제와 개인에 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백악관은 미국의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는 이르면 28일 관련국들이 모여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SCE 감시단 우크라서 억류…민병대, 체포된 대원과 맞교환 요구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슬라뱐스크의 민병대는 이날 OSCE 감시단원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히며 정부군에 체포된 민병대원과의 맞교환을 요구했다.

민병대 지도자이자 슬라뱐스크 '인민시장'을 자처하는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OSCE 감시단원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스파이가 있었다"며 스파이로 지목된 인물이 우크라이나군 비밀참모 밑에서 일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전날 OSCE 군사감시단원 7명과 우크라이나 군인 5명, 운전기사 등 13명이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슬라뱐스크 진입로 인근에서 분리주의자들에게 붙잡혔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현재 이들이 민병대가 점거한 슬라뱐스크의 정보기관 청사에 억류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서방의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완화 조치 합의에 따라 지난달 현지로 파견된 OSCE 감시단은 정치·치안 상황 감독 임무를 수행 중이다.

◇러시아 "긴장완화 위해 대화 계속…억류 감시단 석방 지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억류된 OSCE 감시단에 대한 석방도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자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화는 분명히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많은 의견 충돌이 있고 이 탓에 때로는 대화가 거칠어지기도 하지만, 소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이 켈린 OSCE 러시아 특사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곧 그들(억류된 감시단)이 석방될 것을 믿는다"며 억류사태로 높아진 긴장은 곧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외교부 또한 성명을 통해 "석방을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 프란치스코를 면담한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전쟁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도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앞서 현지에서 러시아 항공기가 최근 수차례 우크라이나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러시아는 현재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편 교황은 야체뉵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약속하며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마티ㆍ서울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김태균 기자 mtkht@yna.co.kr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