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갑론을박] '레저 황제株' 호텔신라를 보는 시선…"면세점 고공행진" vs "원화강세 부담"
[증시 갑론을박] '레저 황제株' 호텔신라를 보는 시선…"면세점 고공행진" vs "원화강세 부담"
호텔신라의 주가 향방을 놓고 증권사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사업이 좋은 성과를 올리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한다. 반면 원화강세와 5성급 호텔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하락세를 점치는 의견도 있다.

◆싱가포르공항 면세점 효과 기대

18일 호텔신라는 2.40% 오른 8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8만45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7만9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다.

올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IBK투자증권은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어난 5750억원, 영업이익은 223.6% 증가한 27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순이익은 흑자전환해 1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개선은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의 호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면세사업 매출은 2조원을 돌파했다. 2010년 1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2배로 증가했다. 특히 오는 10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입점키로 하면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창이공항은 전 세계 공항 면세업계에서 매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매출은 2017년까지 연평균 23%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추가 확장도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매출 추정치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보고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원화 강세는 적잖은 부담

원화 강세가 면세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매출은 전부 달러 기준으로 발생하는데 원화로 환산한 뒤 실적으로 계산한다”며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매출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상품 구매를 제외한 인천공항 면세점의 영업비용은 원화 기준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은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 투숙객이 줄고 있는 것도 약세 전망 요인 중 하나다. ‘서울신라호텔’과 같은 국내 5성급 호텔의 주요 고객은 일본인 관광객인데, 최근 엔화약세 영향으로 투숙객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KDB대우증권은 “리모델링 이후 지난해 8월 영업을 재개한 서울호텔의 호텔 투숙률이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1만3000원에서 10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