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역사에세이 문제, 응시생 '멘붕' 빠졌다는데…
현대자동차 인적성시험(HMAT)을 마치고 나온 이공계 취업준비생들의 입에선 한숨이 터져나왔다. 역사 에세이 문제가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것이다. 한양대 전기전자공학과에 다닌다는 김모씨(27)는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를 보고 어떻게 얘기를 풀어야 할지 당황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최모씨(28)도 “글을 자주 써보지 않은 탓도 있지만 역사 문제 의도에 대한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에세이 주제가 어렵다 보니 대부분 응시생들은 “시험시간이 태부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현대차는 역사 에세이 2문항을 제시한 뒤 30분간 각각 1000자 내외로 작성토록 했다. 이후 시간이 부족했다는 응시생들의 말에 따라 올해는 시간을 45분으로 15분 늘렸다. 이번에는 3문항 중 2문항을 선택하도록 했다. 대신 논리판단과 자료해석, 인성검사 영역 시간을 5분씩 줄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는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단순한 역사적 지식을 묻기보다는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과 사건에 대한 지원자의 역사관과 통찰력을 묻고자 했다”고 출제 의도를 설명했다. 다음 번 시험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역사 에세이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채용 과정뿐 아니라 향후 입사 후에도 체계적인 역사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응시자들에게 역사 에세이 시험 전 ‘문제 유출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