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아웃라이어
정부·기업 함께 도와주고 기회 줘야
성세환 < BS금융그룹 회장·부산은행장 sung11@busanbank.co.kr >
글래드웰은 ‘1만 시간의 법칙’을 소개하며 아웃라이어의 성공에는 탁월한 재능이 아닌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여성 1호’들은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서 얼마나 많은 난관을 극복해왔을까. 부산은행의 여성 1급 지점장 등 승진 인사를 하면서 늘 느껴왔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하지만 사실 글래드웰의 책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아웃라이어의 성공은 개인의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고 오히려 세상의 변화와 다양한 기회요인이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혼자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아웃라이어의 성공은 특정한 장소와 환경의 산물”이라는 그의 주장에 담긴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견했던 ‘21세기 여성의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환경에서 그에 걸맞은 더 큰 도전의 기회가 주어졌기에 ‘여성 1호’라는 아웃라이어도 탄생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도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정부는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정책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수한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과 기업 생산성 제고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한국을 이끌 제2, 3의 여성 아웃라이어가 계속 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사회 곳곳에서 1만 시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든 여성의 꿈이 실현되기를 힘껏 응원한다.
성세환 < BS금융그룹 회장·부산은행장 sung11@busanban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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