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르는 시기에 저소득층과 고령층의 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형식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소득 및 연령 그룹별 물가상승률 차이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가구균등 물가지수'(D-CPI)를 산정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13일 밝혔다.

현행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체 가구의 품목 지출액 비중에 가중치를 둬 지출이 많은 고소득층 소비성향을 더 많이 반영하는 단점이 있는 데 비해 D-CPI는 '1가구 1표' 방식으로 물가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대상 8000 가구의 392개 지출품목을 분석하면서 개별 가구의 품목 지출 비중을 단순평균한 값을 가중치로 사용해 D-CPI를 산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상승기에는 소득 하위 50% 가구와 60~70대 가구주의 물가 상승 부담이 다른 계층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2011∼2012년에는 소득 하위 50% 가구의 D-CPI 상승률이 CPI보다 연평균 0.3%포인트, 60~70대 가구주의 D-CPI 상승률은 CPI보다 0.7%포인트 높았다.

김 연구원은 "2011년 물가 상승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품목이 주로 석유류, 농축산물, 집세, 전기·수도·가스 등이었다"며 "소득 하위 50% 가구 및 60~70대 가구주 그룹의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이어서 물가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저소득층 소비 비중이 큰 품목들의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때 이들 계층의 물가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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