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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재계 회장 '등용문', '슈로더 마피아' DNA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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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 중시하는 엘리트 문화
    다양한 인재 풀…창의성 중시
    1990년대 女임원 30% 중용
    英 재계 회장 '등용문', '슈로더 마피아' DNA는?
    슈로더는 1804년 영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긴 역사만큼이나 런던이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거듭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1980년대 영국 내 민영화 바람이 불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00년대 이후 대형 투자은행(IB)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슈로더의 명성은 예전같지 않지만 여전히 이름값을 하는 게 있다. 일명 ‘슈로더 마피아’로 불리는 끈끈한 네트워크다. 영국 재계에는 ‘슈로더에서 시작해 슈로더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블루칩인 FTSE100 기업에 포진하고 있는 슈로더 출신 임원들을 소개하며 이 회사를 영국의 기업인 사관학교로 만든 ‘슈로더 DNA’를 소개했다.

    1980~1990년대 슈로더를 거쳐간 인물들은 여전히 영국 재계를 꽉 잡고 있다. 1984년부터 12년간 슈로더그룹 회장을 지낸 윈 비쇼프 경은 씨티그룹 유럽총괄 회장을 거쳐 현재 로이드은행 회장직을 맡고 있다. 영국 위성통신 1위 회사 BSkyB의 닉 퍼거슨 비상임이사, 리처드 브로드벤트 테스코 비상임회장, 로버트 스와넬 딜로이트 비상임이사, 다임 앨리슨 전 바클레이즈 상임이사, 씨티그룹과 막스앤드스펜서, HMV의 회장을 거친 게리 그림스턴 등이 모두 슈로더에서 최소 20년간 일했던 인물들이다.

    슈로더 출신이 꼽는 슈로더의 ‘성공 DNA’는 특유의 조직문화다. 슈로더는 재벌가의 상속자부터 평범한 대졸자, 성적우수자 등 다양한 인재를 채용했다. 제임스 바드릭 씨티그룹 영국 대표는 “우리에겐 특유의 엘리트 문화가 있었지만 결코 아집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며 “인재 풀이 다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슈로더는 또 보수적인 영국 기업문화를 깨고 다른 기업보다 앞서 여성을 임원으로 발탁했다. 1990년대에 이미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이 여성이었다. 캐런 쿡 골드만삭스 유럽 회장, 테레사 뱀포드 스펜서스튜어트 최고경영자(CEO), 다임 앨리슨 전 바클레이즈 임원 등이 슈로더에서 임원을 지냈다.

    슈로더만의 의사 결정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슈로더 안에서는 상사가 부하에게 명령을 내리는 수직적 소통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대화가 더 많다. 모든 문서는 추상적인 문장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로 작성한다. FT는 “구성원의 다양성 위에서 창조적인 기업문화가 탄생했다”며 “개개인이 똑똑하지만 동시에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많다”고 설명했다. FT는 ‘슈로더 마피아’는 조직 내 소수 권력과 이익 등 돈과 권력에 집중하는 집단이라고 비난받기도 하지만 여전히 영국 경제계에 귀감이 될 만한 위대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에 ‘슈로더 마피아’가 있다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골드만삭스 마피아’가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역대 최고 재무장관이라 평가받는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BOE) 총재,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도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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