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위클리] ‘응급남녀’ ‘앙큼한 돌싱녀’ 이혼남녀, 재결합에 대한 기록
[최송희 기자] 그리하여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마 모든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남녀주인공들의 결혼이 아닐까. 하지만 로맨틱코미디이자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깬 다소 엉뚱한 드라마가 나타났다. ‘앙큼한 돌싱녀’와 ‘응급남녀’가 그 주인공이다.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최수영, 연출 고동선 정대윤)와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극본 최윤정, 연출 김철규)는 기존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헤어진 부부가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모든 남녀들이 서로를 사랑한 만큼 행복한 결실을 맺었다면 좋았겠지만 ‘앙큼한 돌싱녀’와 ‘응급남녀’의 주인공들은 행복한 결실을 그린 드라마 아닌 현실의 결혼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w위클리] ‘응급남녀’ ‘앙큼한 돌싱녀’ 이혼남녀, 재결합에 대한 기록
드라마 ‘응급남녀’는 철천지원수 부부인 오진희(송지효)와 오창민(최진혁)이 병원응급실에서 인턴으로 재회한 뒤 펼쳐지는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서로가 숨 쉬는 것조차 못마땅해 하던 두 사람이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금 ‘불같은’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특히 ‘응급남녀’는 두 남녀의 결혼만큼이나 시댁과 처가에 대한 모습도 상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 호평을 얻고 있다. ‘시월드’의 대표 어머니 격인 윤성숙(박준금)과 오진희 사이의 긴장감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 대목.

‘응급남녀’의 묘미는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지만 순간순간 마주하는 모습들은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철없던 오진희와 오창민, 그리고 가족들의 성장과 변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대리만족과 안정감을 선사한다.

이미 한차례 고비를 넘긴 두 사람. 오창민과 오진희는 서로의 모난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그 뾰족한 부분까지 감싸안으려고 한다. 이러한 두 사람의 멜로는 여타의 드라마들보다 더 안락하고 짙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4월4일 방송된 ‘응급남녀’ 20회에서 오진희는 오창민에게 “나도 상처가 아무는 것 같아. 앞으로 우리 둘이 더 많은걸 보게 될 거고 서로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는 ‘응급남녀’가 말하는 성장과 ‘해피엔딩’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다. 언젠가 두 남녀의 상처는 아물고, 더 많은 것을 목격할 것이며 관심을 가질 테니까.
[w위클리] ‘응급남녀’ ‘앙큼한 돌싱녀’ 이혼남녀, 재결합에 대한 기록
반면 ‘앙큼한 돌싱녀’는 가난을 이기지 못해 차정우(주상욱)와 헤어진 나애라(이민정)가, 이혼 후 재벌이 되어 돌아온 전 남편과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앙큼하고도 처절한 작업기를 다룬 드라마다.

특히 ‘앙큼한 돌싱녀’는 이혼이라는 소재가 가진 편견을 깨며, 그야말로 앙큼한 행보를 이어갔다. 전개도 전개지만 각 인물들이 가진 강렬한 색채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혼 남녀’를 그리고 있는 것.

3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 12회에서는 주상욱이 나애라와 국승현(서강준)의 사이를 질투하며 격이 다른 ‘찌질미’를 드러냈다.

“나애라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열 받아서 잠도 안 오는” 차정우는 급성위궤양인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복통이 “상사병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 상사병의 치료비를 받아야 한다며 떼를 썼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제껏 그래왔듯 서로의 입장만을 피력하며 다퉜고, 또한 이제까지와는 다른 키스신으로 재결합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이렇듯 ‘응급남녀’와 ‘앙큼한 돌싱녀’는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들을 거리낌 없이 그리고 있다.

서로의 사소한 습관들조차 훤히 꿰뚫고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서로의 마음은 잘 모르고 있는 남녀들의 사정. 다시 시작하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들이 ‘추억’과 ‘그리움’을 기반으로 또 한 번 ‘해피엔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tvN ‘응급남녀’ MBC ‘앙큼한 돌싱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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