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기업들에 대해 `매수` 일색이던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적극 `매도`의견을 내거나 `비매수`의견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 방침을 정했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동호 리포트]





<앵커>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이제 매도 리포트 쏟아지는 건가요?



<기자>

과거보다 앞으로 어렵지 않게 볼수 있게 될 것 같다가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워낙 매도 리포트가 나오지 않다보니,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격렬한 편입니다.



지난해 외국계 증권사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내놓았고, 삼성전자는 목표가 하향만으로도 코스피 지수가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시장은 매도 의견에 익숙치 않고, 마치 재앙과 같이 반응하는 편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투자 형태가 바뀌면서 증권사들이 하나 둘씩 매도 리포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매도 의견을 둘러싼 전반적인 업계 환경도 좀 바뀌어져 가는 모습입니다.



투자자분들도 이제는 매도 리포트를 투자의견 중 하나로 보는 인식의 변화를 꾀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매수 리포트에 주가가 꼭 오른다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매도 리포트도 개별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라고 받아들이고, 다양한 분석 사이에 숨어있는, 행간의 의미를 잘 파악하는 똑똑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내증권사 `매수` 일색의 리포트에 대해 그간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과 증권사, 기관투자자 등의 역학관계 속에 사실 불가항적인 일이다"라는 것이 변명 아닌 변명이었는데,



최근과 같은 변화는 어떤 이유에서 시작된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도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다는 것은 업계내 공공연한 사실인데요.



해당 기업이 증권사에 예치된 자금을 빼겠다며 거세게 항의하거나 기업탐방을 막아 커버를 못하게 하고, 또 보유 중이 기관들, 펀드매니저들로터 항의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언론에서도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일색 리포트 관행에 많은 질타를 했지만, 업계내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수의 애널리스트들이 혈혈단신으로 나서서 바뀔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최근 롱숏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숏전략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과거 개별적으로 운용사 매니저들에게 매도 의견을 전하다가, 지난해부터는 기관에게 나가는 비공개 리포트에 매도 종목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국내 증시가 추세적 오름세에서 박스권 흐름으로 바뀌면서 매도 의견에 대한 수요가 양지로 올라왔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침체일로에 빠진 증권업황도 이유 중 하나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외국계 증권사들의 리포트로 지난해 증시가 흔들리면서, 국내 증권사에 대한 신뢰도 많이 무너졌습니다.



매도 의견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증권사 스스로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소신있게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인데요.



한편에서는 최근 업계가 너무 조용하다보니 이슈를 만들기 위해, 또는 차별화를 주기 위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자, 이슈의 리포트를 자세히 볼까요.



매도 리포트의 물꼬를 튼 것은 한화투자증권인데요.



현대미포조선에 대해서 `매도`를 권했습니다.



그런데 또 바로 다음날 `강력매수` 의견의 리포트를 이트레이드증권에서 내놓았습니다.



투자자들은 좀 헷갈릴수 있겠는데요?



<기자>



이번 변화의 시발점은 바로 한화투자증권입니다.



먼저 배경을 설명하자면, 지난해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숏리포트 내는 것은 어떠냐"면서 애널리스트 일인당 하나씩 써보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게 지난해 가을쯤인데요. 오랜 시간의 검토끝에 드디어 첫 매도 리포트가 이번주 나왔습니다.



바로 현대미포조선이었는데요.



처음이 어려웠을뿐이지 그 이후 대우증권이나 GS건설 등이 이어졌고, 앞으로는 각 업종별로 한두 종목 정도는 매도 리포트를 꾸준히 내놓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더 재밌는 것은 바로 다음날 현대미포조선, 같은 종목에 대해 이트레이드증권이 `강력매수`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전면 반박에 나섰다는 점입니다.



리포트 요점을 비교해보자면, 한화투자증권은 평균선가의 지속 하락을 감안하면 내년까지도 의미있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 라고 분석했고, 이트레이드증권은 일본 조선업체 키타니혼 조선을 현대미포조선의 의미있는 경쟁자로 풀이하는 것은 과도하다라며 조선업종 내 가장 빠른 실적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내부적으로 커버하는 업종의 10%는 매도 의견을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보니,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곳을 `매도` 종목으로 골랐다는 것이 더 알맞은 설명이라고 일부에서는 풀이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을 기점으로 시작된 `소신있게 매도 의견 내기` 변화가 업계 전체로 뻗어져 나갈지, 또 우리 시장 역시 매도 의견을 용납하는 환경으로 변화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변화 만큼이나 투자자들도 더 똑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리포트 제목이나 매도, 또는 매수 투자의견만 보지 마시고, 자신에게 알맞는 투자 전략에 다양해지는 리포트를 적극 사용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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