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주식이 달라졌다. 제약은 내수를 넘어 수출주로 진화하고 있다. 기대감이 상승동력(모멘텀)이었던 바이오 관련주들은 실적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의료기기업체들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건강·뷰티업체의 약진 역시 진행형이다. [한경닷컴]은 2014년 헬스케어 산업의 전망을 시작으로 모멘텀 부각이 기대되는 주요 종목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제닉 논산 사업장 전경
제닉 논산 사업장 전경
2014년 3월 현재 홈쇼핑 단일품목 중 최다 판매 제품은 '셀더마 하이드로겔 마스크', 일명 '하유미팩'이다. 2007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국민 마스크 팩이다. 세계에서 인정 받은 수용성 하이드로겔 특허로 하유미팩을 탄생시킨 회사가 바로 '제닉'이다.

제닉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 2012년 6만원을 웃돌던 주가도 지난해 1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선 2014년 제닉의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제닉은 판매채널 다변화와 중국 사업의 성장 가시화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는 마케팅 변화의 과도기…4분기, 실적 개선 신호

제닉의 지난해 매출액은 621억7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7.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억500만 원으로 43.7% 줄었다. 제닉 측은 마케팅 전략 변경에 따른 홈쇼핑 매출 감소를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제닉의 홈쇼핑 매출은 33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640억 원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그동안 주력 상품인 하유미 팩을 포함해 제닉의 전체 매출은 80% 이상이 홈쇼핑에 집중된 구조였다. 따라서 지난해 홈쇼핑 매출이 저조하자 전체 실적도 부진할 수 밖에 없었던 것.

홈쇼핑 매출의 부진은 마케팅 전략 변화에서 비롯됐단 분석이다. 제닉에게 지난해는 마케팅 변화의 과도기였다. 그동안 높은 판관비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중간 유통과 모델 비용을 과감히 줄인 대신 내부 기획력 강화와 유통 채널 다양화에 집중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 변화를 시도한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마케팅 중심이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홈쇼핑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제닉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5% 급증했다. 생선성 향상에 따른 원가율 안정화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매출의 증가가 이익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100% 가까이 급증한 OEM·ODM 부문의 호조는 실적 개선의 긍정적 신호로 봤다.
[2014년 헬스케어 주식 뜬다⑨]제닉, 채널 다변화 기대…'하유미팩' 명성 잇는다
발목 잡은 홈쇼핑, 비중 축소…중국 사업 본 궤도 오를 것


올해 제닉의 주가는 판매 채널 다변화에 따른 실적 개선과 중국 사업 기대감이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매출은 사업 및 채널 다변화에 따라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 홈쇼핑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OEM·ODM 부문을 강화하고,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등 에서 매출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사업 다변화 효과는 지난해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과거 제닉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홈쇼핑 매출 비중은 지난해 53%로 떨어진 반면 OEM·ODM 부문은 34%까지 늘어났다. 증권가는 올해 제닉의 OEM·ODM 부문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에 집중됐던 매출이 안정적인 채널 포트폴리오 구축에 따라 다변화되고 있다"며 "올해 제닉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4%, 23.4% 증가한 720억 원과 7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홈쇼핑 매출의 정상화를 위해선 '멀티 브랜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동안 홈쇼핑에서 판매된 브랜드가 '셀더마' 하나였던 탓에 동시간대 다른 채널에서 방송이 겹칠 경우 판매에 제약이 있었다. 올해는 현대홈쇼핑 셀더마, CJ오쇼핑 SEP, GS홈쇼핑 라상떼 등 홈쇼핑 내에서도 채널별 브랜드를 차별화시켜 매출을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저가 브랜드 '셀더마'와 프리미엄 브랜드 '라상떼'의 투트랙 전략이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셀더마 시즌7 '셀더마 멀티 퍼팩션 100'은 국내 마스크팩 최초 10가지 임상을 완료한 제품으로 하루만에 14억 원 어치가 팔렸다. 지난 9일 GS홈쇼핑을 통해 론칭한 라상떼의 '프리미엄 매직 겔'도 첫 방송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제닉은 올해 중국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제닉의 중국사업은 OEM·ODM 시장과 홈쇼핑을 통한 중국 내수시장 공략으로 나뉜다. 사업 초기 단계로 현재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나 올해 중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OEM·ODM 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했고, 올해는 샤샤 왓슨스 등 중국 유통업체들의 자체브랜드(PB) 상품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마스크팩 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중장기 수혜도 기대된다. 중국 화장품 시장 내 마스크팩 비중은 2011년 2%에서 지난해 10%까지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내 하이드로겔 마스크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다양한 제품 개발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566% 증가한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법인 실적 개선을 통해 100억 원이상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 법인의 실적 개선 속도에 따라 제닉의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