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부실 평가에서 STX조선해양에 대한 지원 자금을 ‘예외’로 인정해 빼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STX조선 추가 자금지원 거부를 철회하고 채권단에 남기로 했다.

▶본지 3월13일자 A14면 참조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우리은행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우리은행의 부실채권비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평가할 때 STX조선 지원에 따른 부실은 제외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우리은행이 부실채권 증가로 예보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지키지 못할 것을 우려해 STX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을 거부하자 공문을 보내 예외 인정을 약속한 것이다. 우리은행이 예보와의 MOU를 못 지키면 임직원의 임금이 동결되거나 성과급이 깎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구두가 아닌 정식 공문을 통해 이런 예외를 인정해준 건 이례적”이라며 “우리은행이 STX조선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채권단에서 빠질 경우 다른 은행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정부가 예외를 인정해준 만큼 이번주 내로 여신위원회를 열고 STX조선 자금 지원 거부를 철회하기 위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동안 채권단은 STX조선에 1조8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미 2500억원의 대출 및 보증을 해준 우리은행은 부실채권비율 상승 등을 우려해 추가 지원을 거부해 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