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대가 신임 총장을 뽑기 위한 국제 공모에 나선다. 획기적인 대학 개혁을 위해서는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는 외국인 총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교토대가 오는 9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마쓰모토 히로시 총장 후임에 외국인 학자를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 주요 국립대학 가운데 외국인 총장 영입을 시도하는 것은 교토대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1897년 설립된 117년 역사의 교토대는 국내외 각종 대학 평가에서 도쿄대와 1, 2위를 다투는 일본 내 최고 명문 학교다. 교토대 관계자는 “세계의 우수 인재가 모이는 글로벌 톱클래스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일본 내 학연과 무관한 외국인 교수 영입을 위해 다음달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에 총장 후보 추천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토대는 일본 내에서 ‘대학자치의 총본산’으로 불린다. 그만큼 대학 행정에 미치는 교직원 입김이 세다. 1919년 총장 선거제를 일본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곳도 교토대다.

요미우리는 “대학 자치라는 명분이 최근에는 학내 파벌 간 갈등을 키우는 요소로 변질돼 버렸다”며 “외국인 총장 영입은 이런 교토대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