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전성시대'] 특허서비스 시장 1조 '팽창'…로펌, 5년간 변리사 30%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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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경쟁에 한국 특허출원 2013년 20만건
김앤장 181명 활동…변호사 3분의 1 수준
중견기업도 '특허경영' 강화로 구인난 현상
김앤장 181명 활동…변호사 3분의 1 수준
중견기업도 '특허경영' 강화로 구인난 현상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올해 지식재산권(IP) 분야 최대어로 꼽히는 권택수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5기)를 영입했다. 권 전 판사는 1998년 특허법원 설립 멤버이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지식재산권 전담조장,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내는 등 지식재산권 전문 판사로 활약했다. 지재권 분야에서 이 정도 스펙을 갖춘 전문가를 찾기 힘들다 보니 주요 로펌이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쳤다.
법무법인 율촌도 최근 한동수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연수원 24기)를 어렵게 영입했다. 그 역시 특허법원 판사와 대법원 지적재산권조 재판연구관을 지내는 등 법원 내에서도 '특허 전문가'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혁신을 강화하면서 특허 출원과 거래 서비스 등 관련 시장이 연간 1조원 규모로 급속히 커졌다. 이에 따라 지재권 분야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일부 고급 인재는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고 있다. 특히 특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리사의 활동 무대가 로펌뿐 아니라 정부 기관과 제조업체 금융회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중소형 법률사무소에서는 구인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허 출원 늘며 변리사 수요
1980년 국내에 출원된 연간 특허는 5000여건에 불과했다. 지재권 시장이 본격 성장한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다.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 추격형 전략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술혁신에 앞다퉈 나서면서 2000년 특허 출원 건수는 10만건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20만건을 돌파했다. 특허 출원 규모에서 세계 4위다. 특허 출원 수수료만 따져도 2000억원에 이른다.
또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 간 특허 소송 건수는 지난해 342건으로 3년 전인 2010년(186건)에 비해 84% 급증했다. 여기에 특허 조사·번역·평가·거래 등 지재권 서비스까지 합치면 전체 지재권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특허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주요 5대 로펌은 최근 5년간 변리사 인력을 34% 이상 늘렸다. 불황 장기화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반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분쟁 같은 지재권 소송이 로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로펌 중 변리사가 가장 많은 곳은 김앤장이다. 현재 181명으로 2009년에 비해 23% 늘었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540명)의 3분 1 규모다. 법무법인 광장의 변리사는 5년 전과 비교해 40%, 태평양은 27명으로 70% 늘어났다. 주요 로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지재권 분야의 수입 비중도 20~30%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재권 전문가 영입 경쟁
삼성전자와 애플 간 스마트폰 소송, LG-SK 간 2차전지 분쟁 등 지재권을 둘러싼 대형 소송이 잇따르면서 로펌 간 특허 전문가 영입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오양호 태평양 변호사는 “불황으로 금융, M&A 쪽 일이 줄어들면서 로펌마다 지재권 분야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70~80여명의 특허 전문 인력을 충원하면서 변리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변리사에 대한 수요가 로펌과 기업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처음으로 변리사 2명을 특별 채용했다. 중소 특허법률사무소 관계자는 “대기업으로 이동하면서 연봉이 수천만원 오른 사람도 많다”며 “중소 특허사무소들은 빠져나간 자리를 메울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리사회는 지재권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력을 변호사 400여명을 포함해 28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년 230~240명이 시험을 통과해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인력 수요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태훈/정소람/김병근 기자 taehun@hankyung.com
법무법인 율촌도 최근 한동수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연수원 24기)를 어렵게 영입했다. 그 역시 특허법원 판사와 대법원 지적재산권조 재판연구관을 지내는 등 법원 내에서도 '특허 전문가'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혁신을 강화하면서 특허 출원과 거래 서비스 등 관련 시장이 연간 1조원 규모로 급속히 커졌다. 이에 따라 지재권 분야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일부 고급 인재는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고 있다. 특히 특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리사의 활동 무대가 로펌뿐 아니라 정부 기관과 제조업체 금융회사 등으로 확대되면서 중소형 법률사무소에서는 구인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허 출원 늘며 변리사 수요
1980년 국내에 출원된 연간 특허는 5000여건에 불과했다. 지재권 시장이 본격 성장한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다.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 추격형 전략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술혁신에 앞다퉈 나서면서 2000년 특허 출원 건수는 10만건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20만건을 돌파했다. 특허 출원 규모에서 세계 4위다. 특허 출원 수수료만 따져도 2000억원에 이른다.
또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 간 특허 소송 건수는 지난해 342건으로 3년 전인 2010년(186건)에 비해 84% 급증했다. 여기에 특허 조사·번역·평가·거래 등 지재권 서비스까지 합치면 전체 지재권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특허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주요 5대 로펌은 최근 5년간 변리사 인력을 34% 이상 늘렸다. 불황 장기화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반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분쟁 같은 지재권 소송이 로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로펌 중 변리사가 가장 많은 곳은 김앤장이다. 현재 181명으로 2009년에 비해 23% 늘었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540명)의 3분 1 규모다. 법무법인 광장의 변리사는 5년 전과 비교해 40%, 태평양은 27명으로 70% 늘어났다. 주요 로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지재권 분야의 수입 비중도 20~30%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재권 전문가 영입 경쟁
삼성전자와 애플 간 스마트폰 소송, LG-SK 간 2차전지 분쟁 등 지재권을 둘러싼 대형 소송이 잇따르면서 로펌 간 특허 전문가 영입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오양호 태평양 변호사는 “불황으로 금융, M&A 쪽 일이 줄어들면서 로펌마다 지재권 분야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70~80여명의 특허 전문 인력을 충원하면서 변리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변리사에 대한 수요가 로펌과 기업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처음으로 변리사 2명을 특별 채용했다. 중소 특허법률사무소 관계자는 “대기업으로 이동하면서 연봉이 수천만원 오른 사람도 많다”며 “중소 특허사무소들은 빠져나간 자리를 메울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리사회는 지재권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력을 변호사 400여명을 포함해 28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년 230~240명이 시험을 통과해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인력 수요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태훈/정소람/김병근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