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남중국해에서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에서 '고의적인 통신장비 훼손' 행위가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납치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또 실종 여객기가 이륙후 무려 7시간 이상 신호음을 발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종기 수색 범위 역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통신시스템의 작동 중지와 의도적 회항 등 일련의 움직임으로 미뤄 누군가 '고의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의도에 주목했다.

라작 총리는 또 실종 여객기가 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태국 북부를 잇는 북부 항로, 인도네시아와 인도양 남부를 연결하는 남부 항로 등 2개 항로 가운데 한 곳을 경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항공기 납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여객기 실종 당시 누가 조종간을 잡았는지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종 여객기가 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안다만 제도, 인도양, 벵갈만 일대에서는 연일 수색이 벌어지고 있으나 이날까지 아무런 잔해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작 총리는 실종 여객기가 당시 말레이시아 동해안에 도달하기 직전에 문자 통신 시스템이 작동 중지
된 게 "확실하다"며 곧이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항공관제 경계선 부근에서 송신기의 전원도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