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A대리는 최근 기자에게 이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부인 몰래 모은 돈 3000만원으로 지난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최근 부인이 출산휴가에 들어가면서 가계소득은 줄어든 반면 계약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전세 보증금은 2년새 5000만원 가량 올라 목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소위 '테마주'에 몰빵하면서 투자금은 6000만원까지 불어났다. 성공적인 투자였다. 문제는 이 때부터였다. 주식투자의 달콤함을 맛 본 A대리의 기대 수익률은 높아져만 갔다. 계속해서 테마주와 이상 급등주에만 투자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투자한 종목이 7일 연속 하한가를 맞는 등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A대리는 투자금이 1000만원으로 쪼그라든 이후 주식투자를 멈췄다.

테마주 투자 피해 사례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장 마감 직전 황우석 박사의 '1번 인간 배아줄기세포(NT-1)'가 미국에서 특허 등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황우석 관련주' 가운데 일부는 순식간에 상한가에 진입했다. 다음날에도 상한가로 출발했다. 그러나 장중 황 박사측의 "해당기업과 무관하다"는 해명에 급락, 10% 이상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대박을 노리고 상한가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하루만에 25% 가량 손실을 입은 셈이다.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막차만 타지 않으면 된다"는 심정으로 투자에 나서지만 막상 테마주 투자로 돈 버는 투자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떠나고 있다.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높아만지는 전세가, 불확실한 노후생활 등을 감안하면 재테크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는 대박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주식형 상품 등을 포함한 주식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투자에 성공하려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금리 플러스 알파' 수준만 노려야 한다. 강남 부자들도 최근 눈높이를 낮췄다고 한다. 과거엔 주식형 상품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 최소 연 7~8%를 원했지만 지금은 목표수익률이 5~6%선까지 떨어졌다.

'일확 천금' 보다는 눈높이를 낮추고 꾸준한 수익을 통한 '스노볼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 손해 보지 않고 꾸준히 수익을 올리다보면 복리효과에 의해 원금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개인투자자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주식 투자를 통해 재테크에 성공하기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