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망 분양단지] '고덕 래미안' '역삼 자이'…재개발·재건축 물량 쏟아진다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이 봄 이사철을 맞아 본격적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며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눈여겨볼 만한 ‘블루칩’ 분양 단지로는 서울 재개발·재건축 물량 등이 꼽히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는 다음달 6000여가구에 가까운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좋은 입지에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나온 아파트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 봄 분양시장에서도 실수요 눈높이에 맞춘 단지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수요자 눈높이 맞춘 단지 ‘주목’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달 서울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총 5846가구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알짜 입지에 들어서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아 관심이 높다.

서울 고덕동의 고덕 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서울 고덕동의 고덕 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
우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고덕동 고덕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가 다음달 선보인다. 전용면적 59~192㎡, 총 3658가구로 지어질 예정이며 이 가운데 1114가구가 내달 중 분양된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올림픽대로 등으로 차량 진입이 쉬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300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골프연습장, 헬스장,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명덕·묘곡초교가 단지 옆에 있고, 명일·배재·한영외고도 가깝게 있다.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안팎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대림산업이 논현동 옛 경복아파트를 헐고 짓는 ‘e편한세상 논현경복’도 다음달 분양될 예정이다. 전체 368가구 중 56가구가 일반분양되며, 전용 84~113㎡로 구성됐다. 내년 개통 예정인 분당선 연장선 및 9호선 환승역인 선정릉역과 올해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연장 구간인 삼정역의 중간에 단지가 들어선다. 선릉공원이 가깝고, 코엑스·공항터미널 등을 이용하기 쉬운 곳이다.

현대건설은 내달 신정동 신정4구역을 재개발한 ‘목동 힐스테이트’를 공급한다. 총 1081가구 중 431가구가 일반에 분양되며 전용 59~155㎡로 구성됐다.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이 가까이 있고, 목동신시가지 9~10단지와도 가까워 이 지역의 학교 학원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GS건설은 이달 말 서울 역삼동에서 ‘역삼 자이’를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개나리 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최대 31층 3개 동으로 구성됐다. 전용 59~114㎡ 총 408가구로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114㎡ 8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 선릉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다. 도성초, 역삼중, 진선여중·고, 휘문고 등이 인접해 있어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릉공원과 도곡공원이 가까워 주변 환경도 쾌적한 편이다.

초고층 아파트 등도 선봬

코오롱글로벌이 내달 서울 돈암동에서 분양할 예정인 ‘돈암 코오롱하늘채’.
코오롱글로벌이 내달 서울 돈암동에서 분양할 예정인 ‘돈암 코오롱하늘채’.
코오롱글로벌은 내달 돈암동에 들어서는 ‘돈암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59~113㎡, 총 629가구로 지어진다. 이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25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돈암동 일대는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한 지역으로 입주한 지 1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가 많아 갈아타기 수요 등도 많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2016년 완공 예정인 우이~신설 간 경전철 ‘아리랑고개역(가칭)’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봄철 서울 지역의 분양 아파트들이 입지가 좋은 도심에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아 분양가가 다소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4년간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한 데다 주택시장에 봄 기운이 불고 있어 보수적으로 잡았던 분양가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강남3구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3692만원으로 2012년 3215만원에 비해 14.8% 상승했다. 2009년 2728만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1000만원가량 높아진 금액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들이 분양가에 대한 의견 차이로 옥신각신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봄철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분양가가 어느 정도 실수요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