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주가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여파를 딛고 반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실적 부진과 대규모 소송에 이어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살아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의 적극적인 사고 수습 행보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주는 당분간 중립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황유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고가 코오롱 계열사 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겠지만 분위기를 위축시킬 순 있다"며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이니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오롱'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비롯한 무형적 손해가 어느 정도일 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다만 그룹 차원에서 신속하게 사고 대처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날 코오롱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00원(2.43%) 하락한 1만6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 때 1만57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계열사인 코오롱머티리얼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도 1~2% 가량 떨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만 유일하게 1.75% 상승했다.

황 연구원은 "주가에 미치는 사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보다는 실적이나 소송에 따른 부담 등이 장기적으로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학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09년부터 글로벌 화학업체 듀폰과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법원이 듀폰 손을 들어주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어줘야 한다.

건설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6627억 원으로 전년 보다 9.8% 줄었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1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순손실은 759억 원에 달해 적자를 지속했다. 이 회사는 마우나 리조트 콘도 본동 등의 시공을 맡았다.

이번 사고로 10명의 사망자를 낸 마우라 리조트는 마우나오션개발이 보유한 것으로, 코오롱과 이 회장, 이동찬 명예회장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사고 직후 현장으로 내려가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가족에게도 엎드려 사죄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는 점에서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 대책본부를 설치해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인명구조는 물론 사고원인 규명에도 한 점의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오롱그룹은 안병덕 코오롱 사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사상자 가족과 보상 수준에 대해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