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서 음식료주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음식료주는 올해 '가격 인상' 카드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크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가격 인상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날 '시점'에 쏠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농심은 전 거래일 종가 기준으로 9.50%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빙그레오리온도 8.44%, 6.05%씩 올랐다. 삼립식품크라운제과는 지난 12일과 13일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 4개월간 국내 음식료 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음식료주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뿐 아니라 곡물 가격 하락도 호재다. 재료비 부담이 줄어서다.

하지만 실제 가격인상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격 인상 후 약 3개월 동안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이는 '물량 저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단행됐다. 증권업계는 음식료주의 실적 개선 시기를 올 2분기부터로 예상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량 저항이 지속되는 3~6개월 간은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물량 저항 기간은 품목에 따라 다르다" 며 "가격이 올라도 수요에 큰 변동이 없는 인기 품목은 가격 인상 효과가 상대적으로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새우깡',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가격 인상 품목에 포함된 이유다.

음식료주 내에서 종목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근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가공식품에 한정돼 소재식품업체의 실적 개선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설탕이나 밀가루 등 소재식품 가격은 변동이 없다" 며 "소재식품이나 종합식품업체보단 한 가지 품목에 주력하고 있는 가공식품 업체의 주가 성장 동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