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부터 연구개발(R&D)직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때 평균 학점 대신 전공필수 성적을 따지기로 했다. 전공 등 신입사원들의 기본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분석에 따라 채용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최근 이공계 대학 졸업생이 금융계에 대거 진출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지만 이공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우수 인재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역삼동 기술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공학한림원이 공동 주최한 ‘공과대학 혁신의 길을 묻는다’ 토론회에서 올해부터 R&D직군 신입 채용 방식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사장은 “최근 5년 동안 들어온 신입사원, 특히 엔지니어를 교육한 뒤 평가해 보면 교육 성적이 출신 대학이나 전공과 별 상관관계가 없었다”며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전공 등 기본 분야에 대한 질적 수준이 엄청나게 낮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 그동안 획일적으로 대학 4년간 평균 학점을 봤는데, 올해부터는 전공필수 과목만 따로 뽑아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학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인정해주는 공학인증제를 도입한 대학의 졸업생에게 가산점을 확실히 줄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고 자기 전공에 매진한 학생들이 취업에서 유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