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세상을 바꾼다] 미술관서 그림 감상만 하면 발표 자료가 자동으로 손 안에…
방학 숙제로 미술관에 온 학생이 인상적인 작품을 보고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작품 근처에 갖다 댄다. 기기는 자동으로 작품 코드를 읽어 학습 시스템으로 정보를 전송한다. 학생은 방학이 끝나면 교사와 반 친구들 앞에서 이를 바탕으로 발표를 한다. 작품 코드를 읽어들인 시스템이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작품 사진을 찾아 발표 자료를 만들어준다. 번거롭게 미술관 입장권을 학교에 제출할 필요도 없다.

사물인터넷(IoT)이 활성화된 미래 학교의 모습이다. 모든 물건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IoT는 교육 환경도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미국 프린스턴대 맥그로센터는 블로그를 통해 IoT가 △자연과학·공학 △인문 △예술 분야에 걸쳐 다방면으로 쓰일 것으로 예측했다.

예컨대 연구대상에 인터넷과 연결되는 센서를 부착해 24시간 동안 자료를 자동으로 수집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기록해 각 단계가 완성작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토론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단어 카드에 RFID 태그를 부착한 뒤 리더기로 읽으면 외국어로 들려주는 방식의 어학 학습도 할 수 있다.

새로운 교육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 교육방식도 더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다. 시스코는 교실에서 교사를 통해 일회적으로 받을 수 있는 수업이 IoT 기술을 통해 시간과 장소, 기기에 상관없이 원하는 만큼 반복해서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린다고 설명했다.

교육 현장에 IoT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국의 기술전략위원회(TSB)는 지난해 800만파운드(약 142억5000만원)를 투자해 IoT를 활성화하는 ‘디스턴스(DISTANC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 자이블리, 사이언스 스코프, 익스플로러 HQ 등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자이블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IoT에 쓰이는 정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IoT를 다루기 위한 교육 과정도 속속 신설되는 추세다. 최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버클리)는 IoT 시대에 대비해 다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데이터 과학 석사과정을 신설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MIT, 컬럼비아대도 이와 비슷한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프린스턴대 인문자원센터의 교육 전문가 앤젤 브래디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인터넷 연결이 빨라짐에 따라 IoT는 교실에서 빠르게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