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런스
디퍼런스
마우스를 처음 개발한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제록스(Xerox) 연구부문 자회사인 파크(PARC)의 엔지니어들이었다. 1979년 이 연구소를 우연히 방문한 스티브 잡스는 엔지니어들이 ‘포인팅 도구’라고 부르던 마우스를 접한 뒤 “당신들은 금광 위에 앉아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제록스는 마우스의 가치를 몰랐다. 기업용 컴퓨터에나 쓰일 300달러짜리 고급 액세서리로 여겼다. 반면 잡스는 마우스를 15달러 이하의 소비재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제품의 기능에 집중하는 기존 제품 개발 관행을 버렸다. 대신 새로운 제품이 잠재 고객에게 무엇을 의미할 것인지에 집중했다.

호주의 유명 비즈니스 블로거인 버나뎃 지와는 최근 발표한 책 ‘디퍼런스(Difference)-사업을 새롭게 상상하고 마케팅을 재창조하는 한 페이지 방법론’에서 “스티브 잡스는 발명가는 아니었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different thinker)이었다”고 말한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이미 있던 제품이나 사업 영역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데 천재적인 감각을 갖춘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일반인들도 훈련을 통해 잡스처럼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훈련은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상하는 ‘감정이입(empathy)’이다.(→잡스처럼 생각하는 최고의 훈련법)“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좌절하는지 먼저 발견한 뒤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고 싶은지 명확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는 행동을 관찰하며, 제품을 만들어 고객을 찾기보다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또 스토리의 중요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들이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은 옳은 일을 위해 틀리는 것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용기”라고 썼다.

버나뎃 지와는 ‘포천쿠키 원칙’ ‘당신의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만들라’ 등 마케팅 서적을 주로 써온 베스트셀러 작가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