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기대감 높아진 조선株·부실 털어낸 건설株에 관심 가질 만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중반을 넘어섰다. 기대에 못 미친 8조31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거나 적자전환한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건설주와 일부 조선·화학·은행주 위주로 ‘어닝쇼크’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추가 축소에 따른 충격과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에다 상장사들의 실적악화가 겹치면서 증시는 연초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정받을 때마다 1분기 이후 실적이 좋아질 기대주들을 선별해 포트폴리오에 담는다면 올해 양호한 수익기회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조선·건설주 올해 반등 기대

수주 기대감 높아진 조선株·부실 털어낸 건설株에 관심 가질 만
증시 전문가들은 조선·건설주를 올 1분기부터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종목으로 꼽는다. 조선주는 선가 상승이 이익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조선회사들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면서 가격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선가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조선회사들의 올해 수주목표가 150억~196억달러 수준으로 작년보다 증가했다는 사실도 조선주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건설주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활발한 해외수주 상황도 건설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부실비용이 줄어든 것이 매력이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상당수 건설회사가 올해 실적에 해외플랜트 손실비용을 반영해 기존 부실을 많이 떨어낸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김지훈 대표도 “숨겨진 부실비용이 상당부분 해소돼 건설업종 실적이 올 1분기부터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4분기 흑자전환한 삼성물산이 주목할 만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와우넷 전문가 반경수 대표는 올해부터 해외공사 원가율이 낮아지며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림산업을 추천했다.

경기회복과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은행·유통 등의 내수주들이 의미 있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정부에서 적극적인 내수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은행주와 유통주, 의류주 등이 관심 가질 만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주의 경우 최근 가파른 주가 하락을 고려했을 때 투자적기라는 의견이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 순이익이 작년보다 2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최근의 주가 하락이 오히려 은행주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LED·2차전지주도 주목

엔터주, LED 관련주, 2차전지주 등은 실적 증가 기대가 큰 업종이다.

엔터주는 국내 가수들의 해외진출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고, 국내시장도 커지고 있어 올해 큰 폭의 매출과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김민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본 지역에 편중돼 있던 연예기획사의 해외 매출이 내년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위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연예기획사 수익원도 글로벌 채널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어 점진적인 이익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와우넷 전문가 이헌상 대표는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큰 폭의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올 1분기의 실적개선 추천주로 내세웠다.

LED 관련주는 올해 IT업종 내 주도주로 자리 잡으면서 빠르게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LED 조명시장은 일본이 3분의 1을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해왔지만, 성장축이 미국과 중국으로 옮겨가며 보급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인 LED 시장은 내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용 2차전지 관련주도 올해 실적개선 종목군으로 꼽힌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모터스가 올해 전 세계에 테슬라의 판매 및 서비스망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 확장이 기대된다”며 “삼성SDI, 솔브레인, 포스코켐텍 등이 올해 실적 개선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