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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말뿐인 서울시의 '공유도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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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취재수첩] 말뿐인 서울시의 '공유도시' 정책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지난달 23일 서울시 실·국장급 간부들과 25개 자치구 부구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례 간담회. 회의 주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유도시(share city)’ 정책이었다. 서울시 간부들은 특정 구청들을 지칭하며 “공유도시 정책에 비협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청의 민원사항을 듣던 평소 회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사정은 이렇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9월 함께 나누고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겠다는 ‘공유도시’ 정책을 발표했다. 주차장·자동차부터 기술노하우 공유까지 시민들의 자산을 적극 공유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고, 공유경제를 실현하자는 취지였다. 박 시장의 핵심 정책인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인 셈이다.

    서울시는 공공기관이 앞장서 사무실 강당 회의실 등 공공장소를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본청과 25개 자치구를 포함해 2012년 201곳이던 공공기관 개방시설을 지난해 12월 779곳으로 4배 가까이 늘렸다. 문제는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시민들이 공공기관 개방시설을 이용한 실적은 1만7135건으로, 1곳당 연평균 23.3회에 그쳤다. 매월 두 차례 정도만 이용했다는 얘기다. 200여곳은 한 차례도 활용하지 않았다. 박 시장의 핵심 정책인데 실행이 더디자 서울시가 부구청장 25명을 불러 활용도를 높이라고 압박한 것이다.

    황인식 서울시 행정과장은 “주민들이 실제로 사용을 원하는 평일 퇴근 시간 이후와 주말에 문 여는 공공기관이 적은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개방시설 중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문을 여는 공공기관은 30%대에 불과하다. 시민들이 개방시설을 이용하면 시설을 관리하는 공무원들도 퇴근을 못하기 때문에 개방을 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시설을 적극 활용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서울시 정책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좋은 정책이라도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이 되지 않으면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공유도시라는 거창한 구호를 붙여 놓고 구청들을 닦달하는 서울시의 모습이 안타깝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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