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성급 호텔이 '별' 떼어 달라는 사연은…
“중국에는 5성급 호텔보다 더 높은 등급의 호텔이 있다. 바로 4성급 호텔이다.”

최근 중국 호텔업계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서는 총 50개의 5성급 호텔이 등급을 4성급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5성급으로의 등급 상향을 준비하던 4성급 호텔들도 대부분 계획을 취소했다.

FT는 중국 호텔업계에서 이처럼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부패와의 전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부패 공무원 엄단 방침을 밝히자 공무원들이 5성급 호텔 출입을 기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5성급 호텔을 드나들다가는 자칫 부정축재를 일삼는 공무원으로 찍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통 중국은 춘제(음력 1월1일) 연휴를 전후해 호텔의 매출이 늘어난다. 기업인들이 고위 공무원을 초청해 각종 행사를 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춘제 특수’도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잡혀 있는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다. 이런 사회 분위기 탓에 지난해 중국 5성급 호텔의 매출은 전년 대비 25%가량 감소했다.

천먀오린 중국여행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등급이 높은 호텔 이용을 자제하고, 일반인들과의 식사 자리도 가급적 간소하게 하라는 방침을 내린 이후 고급 호텔 레스토랑과 객실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