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4분기 어닝시즌이 눈앞에 다가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이후 줄줄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4분기 실적 경계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 업종의 실적 기대치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이익 개선세가 눈에 띄는 업종도 있다.

◆ 보험·운송·의류·은행 업종 주목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5% 이상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한 달간 이익 하향조정 보고서는 전체 리포트의 70%를 차지했다. 그간 하향 조정 종목의 비율이 클수록 상향된 종목에 대한 주가 상승률은 높았다. 이번 실적 발표 기간에도 실적 상향 종목과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항공, 증권, 제약, 섬유의복, 은행, 보험 등이 꼽힌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공 및 증권, 제약, 섬유의복, 은행 업종만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 실적이 상향되고 있다" 며 "이들 종목만 예상치를 충족시킬 뿐 그 외 업종들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대신증권, 현대그린푸드, 코웨이, 한세실업, 삼성엔지니어링,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롯데제과, 삼성정밀화학, 롯데칠성, 롯데푸드, 한국사이버결제, 대우인터내셔널, 금호타이어, 현대제철 등을 실적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미국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 완화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감안할 때 경기 민감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닝시즌을 감안해 경기민감주 중 반도체, 은행, 화학 등을 우선 관심 대상으로 택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전방 산업의 호조 속에 제품 공급이 부족해 긍정적"이라며 "저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공급량 확대로 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8%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 업종은 주택거래 회복으로 가계대출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원화강세 흐름도 상대적으로 외화차입금이 많은 국내 은행에 유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학 업종과 관련해 "중국 춘절에 대비한 재고 축적 수요로 에틸렌 마진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며 "경기 개선 기대감을 반영한 주가 측면에서도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정부 정책 수혜주에 기대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 개혁, 창조경제를 통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와 수출이 균형있는 경제 등 3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또 보건·의료와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박 대통령이 언급한 에너지 효율화, 문화 콘텐츠, 보건·의료 관련주가 이번 국정구상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에너지 효율화 관련주로 KT ETS와 지엔씨에너지, 에코에너지, 포스코 ICT 등을 꼽았다. 문화 육성 수혜주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로엔, KT뮤직, CJ CGV 등을 제시했다. 보건·의료주 중 아이센스, 인성정보, 세운메디칼, 차바이오앤 등을 주목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이 원격의료 시행 및 병원의 영리법인 설립 허용 등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며 "원격의료 시행 시 혈압, 혈당 등 원격측정 가능 단말기에 대한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