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거론하며 비난…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5일 한미 군 당국의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핵 전면 대결전의 선전포고"라며 전면 중지를 요구했다.

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이번 한미합동군사연습을 "북남관계 개선과 대화에 대한 전면부정"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에 조선반도 정세와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며 파멸을 초래할 위험천만한 군사연습을 중지할 것을 엄숙히 경고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침 핵전쟁 연습을 강행하면서 끝끝내 군사적 도발을 해오는 경우 북남관계가 파국적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은 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참화와 재난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위협했다.

조평통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설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고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계기와 대화의 틀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하며 "남조선 집권자가 한 말이 가짜이며 속으로는 딴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조평통은 "전쟁연습으로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켜놓고 시간을 다 허비하면서 북남관계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반문하고 "북남관계 개선을 방해하는 위선자, 도발자는 누구인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또 "지금까지 북남관계는 남조선에서 해마다 거듭되는 전쟁연습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받아왔다"며 키 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거론했다.

한미는 내달 말부터 4월 말까지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연례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 및 독수리(FE) 연습을 잇달아 실시하고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독수리 연습에는 군단급, 함대사령부급, 비행단급 부대의 한국군 20여만명과 주로 해외에서 증원된 미군 1만여명이 참가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전략 폭격기인 B-52와 스텔스 폭격기인 B-2 등이 동원된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