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젊은 보험 설계사는 꽤 오랫동안 새 고객을 가입시키려고 애썼다. 마침내 설득에 성공해 큰 보험을 들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고객의 사무실로 간 그가 계약서를 책상에 놓고 펜을 꺼냈을 때였다. 펜의 뚜껑을 여는 순간 잉크가 사방으로 번져서 계약서가 엉망이 됐다. 그가 계약서를 다시 준비해 갔을 때 고객은 불길한 징조라며 보험 계약을 거부했다. 분통이 터진 설계사는 믿을 수 있는 펜을 개발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몽땅 투자했다. 그 젊은 설계사가 바로 루이스 워터맨이었고, 워터맨 만년필은 필기구의 역사를 바꿨다.

[책마을] '실패'의 동의어는 '배움'이다
리더십의 대가인 존 맥스웰은《어떻게 배울 것인가》에서 워터맨의 예를 들며 위대한 성공의 뒷면에는 항상 시련과 실패가 있었다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와 좌절의 과정 속에서도 끊임없이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라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것. 그는 삶의 단계마다 이런 질문이 계속될 때 비로소 성공을 일구고 그것이 한 사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물론 모든 실패 경험이 다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실패를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배움을 말한다. 배움의 기본 정신인 ‘겸손’, 배움과 성장의 토대가 될 ‘현실 직시’,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요한 ‘책임감’, 배움의 동기가 되는 ‘희망’ 등 11가지 로드맵을 따라가다 보면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한다.

워런 버핏이 가진 금융 분야의 뛰어난 실력도 수많은 투자 실패에 따른 배움의 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버핏의 실수는 돈을 너무 많이 쓴 경우(US에어), 망한 회사를 산 경우(블루 칩 스탬프), 무능한 매니저를 고용한 경우 등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버핏은 실패에서 건질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배우고 거기에 집착하지 않았기에 크게 성공했다.

배움은 졸업장을 받았다고, 어느 정도 지위에 올라섰다고, 충분한 나이에 이르렀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시도했다가 실패한 일보다는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에 더 실망하게 된다”고 말한다. 살아있다면 앞으로 배울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말이 큰 울림을 준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