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 시대…몰려오는 '용병 거포'…토종과 홈런전쟁
2014 시즌 프로야구 그라운드에서 토종과 외국인 거포의 홈런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2011년 이후 사라졌던 외국인 타자가 내년부터 등장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년부터 구단당 현행 2명인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3명(신생팀은 4명)으로 확대하고 최소 한 명의 타자를 뽑도록 최근 외국인 선수 제도를 바꿨다.

이에 따라 9개 구단 가운데 아직 후보자를 물색 중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를 제외한 7개 구단이 외국인 타자와 계약을 마쳤다.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들이 국내 구단에 대거 포진하면서 토종 거포와 경쟁이 이뤄지면 2010년(이대호 44개) 이후 4시즌 만에 40홈런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즈·호세, 2000년 초반 거포 경쟁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외국인 타자들은 시원한 장타를 터뜨리며 이승엽(삼성) 등과 홈런 경쟁을 펼쳤다. 특히 두산 베어스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흑곰’ 타이론 우즈가 최고 용병 타자로 손꼽힌다. 우즈는 1998년 데뷔 첫해 타율 0.305에 42홈런(1위), 103타점을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최초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2002년까지 5년 동안 통산 타율 0.294에 174홈런, 510타점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의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는 화끈한 성적으로 부산 팬들을 열광시켰다. 4년(1999·2001·2006·2007년) 동안 타율 0.309에 95홈런, 314타점을 작성했다. 1999년과 2001년에는 3할타율-30홈런-100타점을 넘기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을 자랑했던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제이 데이비스는 7년 동안 타율 0.313, 167홈런, 591타점을 작성했다.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히어로즈)의 중심타선을 이끈 클리프 브룸바는 2004년 타격 3관왕(타율·장타율·출루율)을 기록했다.

2014년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 시대…몰려오는 '용병 거포'…토종과 홈런전쟁

스캇·칸투 등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

내년 한국 무대를 밟는 선수들의 경력은 과거 외국인 타자들보다 화려하다. SK 와이번스가 영입한 루크 스캇은 메이저리그에서 올해까지 9시즌을 뛴 현역 메이저리거다. 메이저리그 통산 889경기에서 135개의 홈런포를 날렸고 통산 타율 0.258, 장타율 0.481을 기록한 수준급 선수다.

두산이 영입한 호르헤 칸투의 메이저리그 경력도 화려하다. 칸투는 메이저리그 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71, 104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올해 멕시칸리그에서 83경기에 나서 31홈런을 날리며 장타력을 폭발시켰다.

중장거리포도 눈에 띈다. KIA 타이거즈가 영입한 브렛 필은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동안 타율 0.233, 9홈런에 그쳤지만 마이너리그에선 8시즌 동안 타율 0.285, 113홈런을 날렸다. 롯데의 루이스 히메네스는 일발장타를 갖춘 타자이며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는 홈런보다 2루타를 많이 친 타자다.

넥센의 비니 로티노는 장타력에다 뛰어난 선구안까지 갖춘 것으로 나타나 구단의 기대가 크다. 한화의 펠릭스 피에는 마이너리그에서 11시즌 동안 176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의 선수다.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와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고, LG는 크리스 콜라벨로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인 타자가 한국 투수들과 수싸움에 적응한다면 박병호(넥센), 김태균(한화), 최정(SK) 등 토종 거포들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해와 올해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외국인 타자들과의 홈런 경쟁이 예상되는데 배울 건 배우면서 맞붙겠다”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