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에게 멋진 여행가방은 ‘패션의 완성’ 아닐까요. 고급 슈트를 차려 입고서 낡은 캐리어를 끌 수는 없는 거니까요.”

독일 고급 여행가방 ‘리모와’의 찰스 용 아시아 총괄 지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모와는 기술력으로 정평이 난 독일 브랜드이자 여행가방에 디자인과 트렌드를 도입한 주인공”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리모와는 실제 여행가방 겉면에 좁고 긴 홈이 파인 이른바 그루브(groove) 스타일을 처음 도입한 브랜드다. ‘포르쉐’ ‘몽클레르’ ‘루프트한자’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찰스 용 독일 여행가방 '리모와' 아시아 총괄 지사장 "리모와 가방은 절반 이상이 수작업…짝퉁 없어요"
리모와는 지난 23일 서울 명동 이비스앰배서더호텔에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홍보를 위한 대표 매장)를 열었다. 면적 360㎡로 초대형이다. 개점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우리는 언제나 상류층 고객을 공략한다”면서 “할리우드 스타들과 한국의 유명 연예인, 기업인들도 리모와를 애용한다”고 소개했다. 리모와가 각국의 5성급 호텔에서 24시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VIP 공략을 위한 것이다.

독일 쾰른에 본사를 둔 리모와는 1898년 설립돼 올해로 역사가 115년째다. 초기에는 여행가방을 나무로 만들었지만 1937년 항공기용 알루미늄을 쓴 세계 최초의 경량 금속 여행가방을 선보이며 ‘가볍고 튼튼한 명품 여행가방’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경호용 방탄유리에 들어갈 만큼 충격에 강하고 가벼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가방도 내놨다.

찰스 용 독일 여행가방 '리모와' 아시아 총괄 지사장 "리모와 가방은 절반 이상이 수작업…짝퉁 없어요"
용 지사장은 “리모와에는 가짜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에 가면 ‘루이비통’ ‘구찌’ ‘투미’ 등 유명 여행가방의 온갖 모조품이 있지만 리모와는 그렇지 않다”며 “비슷하게 만들 순 있겠지만 정품을 감쪽같이 베끼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까다로운 생산 공정을 들었다. 용 지사장은 “리모와 가방은 200여개 부품을 90단계 이상의 공정을 거쳐 만드는데 절반 이상이 전문가의 수작업”이라며 “이런 상품을 감쪽같이 베끼려면 값이 정품 대비 60~70%까지 올라가 모조품 제조업자들이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좋은 여행가방을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용 지사장은 “록(잠금장치), 핸들(손잡이), 휠(바퀴) 등 세 가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여행가방을 쓸 때 가장 많이 말썽을 일으키는 게 이 부분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국에는 2006년 정식 진출해 매출이 해마다 40~70%씩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간판 라인 ‘토파즈’의 120만~140만원대 가방이 제일 많이 팔린다. 가방 네 개를 묶은 최고급 패키지는 가격이 3000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