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급 자동차 브랜드이자 항공·선박용 엔진기업인 롤스로이스가 무인 화물선 개발을 추진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소형 ‘드론(drone·무인 비행기)’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롤스로이스가 드론의 ‘선박 버전’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롤스로이스의 해양혁신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책임자인 오스카 레밴더는 “원격 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 화물선 개발에 착수했다”며 “수십년 전 이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와 달리 이젠 무인 선박 제작을 준비할 만한 기술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양 항해가 가능한 무인 화물선을 만들려면 수십년이 걸리겠지만, 미국 연안 또는 유럽연합(EU) 역내처럼 국지적 범위에서 운항할 소형 무인 선박을 만드는 건 10년 정도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레밴더는 아마존의 드론 이용 배송 서비스를 언급하며 “해양에서도 충분히 이 같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인 화물선의 정식 도입을 위해선 해양 국제법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인 선박을 운항하기 위해 복잡한 해양법을 재협상하고 수정하려면 최장 수십년이 걸릴 수 있으며, 이 장벽이 해소되지 않으면 무인 선박을 개발할 의욕이 꺾인다”고 지적했다.

FT는 “무인 화물선이 도입되면 인건비가 절감되고 배가 가벼워져 더 많은 화물 운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EU집행위원회에서 공해상 무인 선박 운항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