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기준 세계 3위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최근 삼성자산운용을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로 선정, 5억달러(약 5270억원)의 자금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ADIA 위탁자금을 유치한 국내 자산운용사는 트러스톤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운용이 두 번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은 ‘중동의 큰손’으로 불리는 ADIA와 최근 5억달러 규모의 국내 주식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위탁자금 전액은 코스피200 등 시장지수를 따라 수익을 내는 인덱스펀드 형태로 운용될 예정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인덱스펀드는 액티브펀드보다 운용 보수가 낮아 수익성에 큰 도움은 안 되지만, 세계적인 국부펀드로부터 위탁자금을 받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운용은 그러나 ADIA의 자금위탁 운용사 선정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ADIA의 자산 규모는 총 6270억달러(국부펀드연구소 집계치)로 노르웨이 정부연기금(GPFGㆍ818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ㆍ6759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다. 삼성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와 함께 인덱스펀드 분야에서 운용 역량을 인정받아 ADIA가 자금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운용에 앞서 독립계 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올 상반기 ADIA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위탁자금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 간 해외 국부펀드 자금 유치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운용이 현재 굴리고 있는 인덱스펀드 설정액(ETF 제외)은 1조925억원으로 교보악사자산운용(2조5062억원), NH-CA자산운용(1조2044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