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 구현되는 위치기반서비스는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내비게이션으로 처음 가는 길도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주소를 입력하지 않고도 주변의 맛집, 부동산, 주유소 정보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위치 정보를 결합해 가까운 거리의 친구들을 만나거나, 사진을 촬영할 때 위치 정보를 함께 저장하기도 한다.

위치기반서비스는 실내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위치 측정에 필수적인 GPS 위성 신호가 건물 벽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실내 공간이 넓어지고 복잡해지면서 실내 위치기반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실내에서 GPS를 대체할 수 있는 위치측정 기술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와이파이(Wi-Fi)와 이동통신, 블루투스 신호, 관성 항법, 지구 자기장 등을 활용한 것들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Wi-Fi 기반의 위치측정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확산되면서 Wi-Fi 무선연결을 위한 액세스포인트(AP)가 빠르게 보급됐다. 지금은 대부분의 실내 공간에서 3~4개 이상의 Wi-Fi 신호를 수신할 수 있게 됐다. 위치 오차가 2~3m에 불과한 것도 장점이다. 수십m까지 오차가 발생하는 위성항법시스템보다 정확도가 높다.

실내에서도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모바일 서비스 전반에 큰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실외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경로 안내, 위치기반 정보검색 등을 실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같은 대형 쇼핑몰에서 더 이상 길을 잃고 헤맬 필요가 없다. 또 자연 재해, 화재, 테러 등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안전한 대피 경로를 안내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실내 위치기반서비스가 가져올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개발 단계인 실내 위치측정 기술들이 상용화된다면, 위성항법시스템보다 3~4배 이상 정확한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자동적으로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 사물 인터넷과 연계해 실내의 전기전자기기, 자동차, 로봇 등을 제어하는 서비스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실내 위치기반서비스의 가능성에 주목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이미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까지 1만여개의 실내 지도를 구축했고 이를 활용한 상점 찾기, 길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실내 위치측정 기술을 보유한 와이파이슬램을 인수하고, 위치기반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인 아이비콘을 출시했다.

퀄컴,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등도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코엑스몰에선 실내 위치안내 서비스가 이미 제공되고 있고, 네이버와 다음 등을 중심으로 주요 시설의 실내 지도를 만들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전국 대도시의 주요 공공시설에 실내 위치측정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건물내에서도 헤맬 일 없겠네"…실내 위치기반서비스 시대가 온다

기술발전 속도와 IT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면 실내 위치기반서비스가 상용화될 시점도 머지않다. 실내 위치기반서비스가 모바일 서비스, 나아가 관련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일으킬 변화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대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