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아라 ‘희망의 종이비행기’ > 특성화고 학생들의 꿈과 행복한 직업찾기를 위한 ‘행진(행복한 진로교육)콘서트’가 23일 경기 안산시 중소기업진흥공단연수원에서 열렸다. 강병구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맨 왼쪽), 이희주 한국경제매거진 사장(오른쪽 세 번째)과 고경모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맨 오른쪽)이 학생들과 함께 ‘희망의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김기남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knk@hankyung.com
< 날아라 ‘희망의 종이비행기’ > 특성화고 학생들의 꿈과 행복한 직업찾기를 위한 ‘행진(행복한 진로교육)콘서트’가 23일 경기 안산시 중소기업진흥공단연수원에서 열렸다. 강병구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맨 왼쪽), 이희주 한국경제매거진 사장(오른쪽 세 번째)과 고경모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맨 오른쪽)이 학생들과 함께 ‘희망의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김기남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knk@hankyung.com
“처음에는 두렵고 힘이 드는 게 일이다. 누구든지 해낼 수 있는 일만 주어진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 없다.”(김종필 일진전기 생산반장) “요리사는 무엇이든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요리 실력만큼 중요하다. 체력까지 뒷받침되면 좋다.”(신현정 파크하얏트호텔 요리사)

경기 안산시에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연수원 대강당에서 23일 열린 ‘제3회 행진(幸進)콘서트(행복한 진로교육 콘서트)’에 참석한 멘토들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행진콘서트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10대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꿈과 행복한 진로를 찾아드립니다’란 주제로 열렸다. 지난 10월10일(서울)과 12월17일(부산)에 이은 세 번째 행사다.

이 행사는 한국경제신문,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매거진(하이틴 잡앤조이 1618)이 주관했다. 행사 시작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학생들은 2시간 전부터 행사장을 찾아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안산 행진콘서트’에 참석한 멘토 4인. 왼쪽부터 강홍민 한국경제매거진 기자(사회), 김삼선 신한은행 과장, 이정선 하사, 김종필 일진전기 생산반장, 신현정 파크하얏트호텔 요리사.
‘안산 행진콘서트’에 참석한 멘토 4인. 왼쪽부터 강홍민 한국경제매거진 기자(사회), 김삼선 신한은행 과장, 이정선 하사, 김종필 일진전기 생산반장, 신현정 파크하얏트호텔 요리사.
“평생 공부하면서 전문성 살려라”

이날 행사는 안산지역 특성화고 학생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의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행진 퍼포먼스’ △‘나의 꿈, 나의 직업’을 주제로 한 고졸 선배들의 ‘행진 멘토링’ △직업 선택 요령을 소개하는 특강 등의 순으로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행진 멘토링을 위해 참석한 파크하얏트호텔 요리사 신현정 멘토는 “맛있는 것 마음껏 먹고 싶은 사람은 요리사의 꿈을 꾸라”며 말문을 열었다. 신 요리사는 “지금은 부모님이 자랑하는 호텔 요리사지만 한국조리과학고를 간다고 했을 때 무척 반대하셨다”며 자신의 10대 요리사 입문 과정을 들려줬다.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한 달 내내 자신이 직접 요리해 부모님께 드리기도 했다. 그의 첫 시작은 서울 여의도 63시티였다.

미국 하와이 힐튼호텔에서의 2년은 요리사로서 인정받는 시간이었다. “하와이 힐튼 시절 외국인 요리사 사이에선 조금만 열심히 해도 눈에 띄었어요. 이 악물고 일했더니 인턴 2년 만에 사원 중 최고 높은 직급인 ‘쿡1’까지 승진했어요.” 대학원 호텔경영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신 요리사는 “직장을 가졌다고 거기서 멈추면 성장도 멈춘다”며 “자신의 전문성을 위해서도 평생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의 꿈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어 멘토로 나선 김종필 일진전기 생산반장(기술명장)은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나주공고에 진학하게 됐다”며 “전공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혼해 자식까지 낳을 수 있게 해준 회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명장은 공고 졸업 후 일진전기에 입사해 지금까지 27년간 한 직장에서 뿌리를 내려 현재는 전선을 생산하는 일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입사 후 힘들어 바로 퇴사하는 후배들이 많다”며 “6개월 정도 일하면서 일이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 명장은 “누구나 처음 하는 일은 서툴고 힘들기 때문에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야 성공으로 한계단 오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장학금 받은 은행으로 취업”

어릴 적 꿈이 군인이었다는 이정선 멘토는 여성 부사관(하사)이다. 올해 초 삼일상고를 졸업한 이 하사는 “중·고교 시절 꿈을 발표할 때마다 대한민국 육해공군 홈페이지를 샅샅히 뒤져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었다”며 “여군이 되겠다고 밝혔을 때 부모님의 반응도 담담했다”고 소개했다. 강원도 화천 15사단에서 복무 중인 그에게 춥지 않느냐고 묻자 “방한 내피나 보급품들이 좋아 이 정도 추위는 추위로 느끼지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하사는 “군인이 되기 위해서는 단체생활을 해야 하기에 배려심이 있어야 한다”며 “분대원들과 소통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멘토로 나선 김삼선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과장은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상업계인 보은정보고로 진학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고교시절 3년 내내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다. 그는 3년간 충북은행 장학금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졸업 후 충북은행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이후 충북은행이 조흥은행에 합병되고 조흥은행이 또 신한은행에 합병되면서 서울에서 근무하게 됐다.지난해 사이버외국어대 일본어과에 입학한 그는 신한은행 일본지점에서 근무하는 꿈을 꾸고 있다.

“적성에 맞는 직업이 중요”

두 시간 내내 자리를 지킨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효진 양(서울방송고1)은 “생각보다 참가 학생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평소 몰랐던 직무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고 출신으로 기술명장이 된 김종필 멘토가 자신의 롤모델이 되었다는 임주연군(평촌공고2)은 “20년 뒤 기술명장의 꿈이 생겼다”며 웃었다. 함께 참석한 교사들은 특성화고의 취업률에 대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송호창 교사(경기모바일고)는 “과거에 비해 특성화고를 위한 직무가 다양해졌지만 남학생들의 입대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라며 “남학생들은 입대 부담 때문에 대부분 임시직으로 취업하려는 경향이 커서 정부가 병역 특례 등의 혜택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병구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과 고경모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이희주 한국경제매거진 사장 등이 참석해 학생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또 한국조리과학고 난타팀(타드락)의 개막 공연에 이어 수원전산여고 댄스팀(DIP), 광명정보산업고 댄스팀(스니커즈) 등이 축하공연을 펼쳤다.

공태윤 기자/강홍민 한국경제매거진 기자 trues@hankyung.com

멘토가 말하는 행복한 직업이란

지난 17일 부산에서 열린 행진콘서트에서는 4명의 특성화고 출신 멘토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과 노력에 대해 들려줬다. 이들이 말한 ‘행복한 직업’을 소개한다.

고성호 PDM파트너스 디렉터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면 직업이 됩니다. 먼저 좋아하는 일부터 발견해야죠. 그리고 오래 하세요. 그럼 행복해집니다.”

김길라 부산은행 인사부 과장

“일은 긴 인생을 살면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수단입니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연결해주기도 하죠.”

김현식 대우조선 의장설계 과장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직업에 경중은 없겠지만 일을 하면서 부끄럽지 않으면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을 얻길 바랍니다.”

박기량 롯데자이언츠 치어리더

“직업은 스트레스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죠. 그 일이 직업이 된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