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8일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횡령 공모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

이날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 대한 재판에서 김 전 대표는 "최태원 회장이 상속재산 분배와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원홍 전 고문을 통해 선물·옵션 투자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가족들이 최 회장을 경영자 대표로 추대하기로 결정한 대신 최 회장은 최재원 부회장을 비롯한 형제를 책임지고 보상을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 전 고문이 1998년 초 최 회장으로부터 120억원을 투자받아 그해 말까지 1500억원으로 불려줬고, 최 회장은 그 돈으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한 뒤 김 전 고문을 신뢰하게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문 도중 "최 회장이 2003년 SK글로벌 사건으로 구속된 사이 소버린이 SK그룹 경영권을 노리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지배권 강화를 위해서도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김 전 대표의 진술은 펀드 투자를 위해 선지급된 계열사 자금이 최 회장 형제 모르게 김 전 고문에게 송금됐고 이는 김 전 대표의 개인적 금전 거래일 뿐이라는 변호인 주장과 배치된다.

검찰과 변호인은 이날 종일 김 전 대표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SK텔레콤 등에서 베넥스에 출자한 자금 중 465억원을 빼돌려 김 전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김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됐던 김 전 고문은 대만에서 체포된 후 국내로 송환돼 최 회장 형제와 횡령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