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ABC 여론조사…오바마케어 반대의견 과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여론 평가가 올들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재선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첫해 국정지지율로는 이른바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중도 사퇴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에 따르면 지난 12~15일 전국의 성인 1천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3%에 그쳤으며, 반대한다는 응답 비율은 5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조사 당시 국정지지율 54%(반대 42%)에 비해 무려 11%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또 경제정책 운용능력에 대한 지지율도 42%에 그쳐 지난해 같은달보다 8%포인트나 떨어졌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 첫해인 2005년말 47%의 국정지지율을 기록했으며, 2차 대전 이후 재선한 전직 대통령들은 닉슨 전 대통령(29%)을 제외하고는 모두 50%를 넘었다.

또 '누가 미국이 직면한 주요 현안에 잘 대응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을 지목한 응답이 전체의 41%로, 연방 의회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달에는 50%가 오바마 대통령을, 35%가 의회를 꼽았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의회에 대한 지지율이 전달에 비해 4%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16%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치욕'인 셈이다.

특히 경제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더 잘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41%에 그쳐 공화당을 꼽은 응답 비율(45%)보다 더 낮았고, 중산층 보호 정책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46%)이 공화당(40%)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근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개혁안에 대해 49%가 반대한다고 밝혀 찬성 비율(46%)을 웃돌았고, 오바마케어 웹사이트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무려 64%에 달했다.

이밖에 55%는 웹사이트 차질이 제한적인 문제가 아니라 오바마케어 시행의 광범위한 문제라고 지적했고, 60%는 전면적인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