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2년여에 걸친 ING생명 매각 작업이 마무리됐다.

MBK파트너스는 11일 금융당국의 승인 직후 "ING 생명 경영진과 긴밀히 협조해 기업가치 제고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ING생명을 우수한 독립 생명보험사로 키워 한국 생명보험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연내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선임하고 설계사들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 조기에 ING생명의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ING그룹은 2008년 네덜란드 중앙은행으로부터 100억 유로의 공적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ING생명 한국법인의 지분을 올해까지 50% 넘게, 2016년까지는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2011년 11월 말 처음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 한국법인은 이듬해 7월 KB금융지주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이사회 반대로 같은 해 12월 협상이 결렬됐다.

올해는 동양생명·보고펀드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권을 따냈으나 동양그룹과의 계열분리 문제로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협상권이 차순위로 넘어가는 곡절을 겪었다.

결국, 지난 8월 초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인수에 대한 배타적 협상권을 획득했다.

MBK파트너스는 같은달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천억원에 인수하고, ING그룹은 주식인수대금 1조원의 약 10∼11%를 재투자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보험사 인수를 둘러싼 논란은 야권 일각을 비롯해 금융소비자단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미국의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2004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한 사례 때문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이번 보험사 인수에 대해서도 국민 정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서 되팔아 차익을 거두는 전략을 펴는데 이는 장기적 안정성과 공익성을 중시해야 할 보험사의 특성과 맞지 않다는 점도 거론됐다.

MBK파트너스가 국내 토종 사모펀드라고는 하지만 외국 투자금이 많은 점과 사모펀드 본연의 속성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의견도 거셌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순수 국내 사모펀드일 뿐 아니라 ING생명 인수는 해외 투기자본이 국내 금융사를 사들인 론스타 상황 때와는 정반대라는 논리로 맞섰다.

외국 투자금과 사모펀드 속성에 대한 부정적인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 심사를 앞두고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새마을금고, 산은캐피탈 등 국내 자금의 출자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날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에 ING생명 임직원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ING생명은 오랜 기간의 매각 협상 탓에 정상적으로 경영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신상품을 출시한 지도 오래전 일이다.

ING생명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았으니 분위기 쇄신을 주도해 매각 협상이 시작된 이래 마비된 경영을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