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서 잘 나가는 상장사 어딘가 봤더니 …  주식 사야 할 삼성 3인방
국내 증시에서 삼성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20%를 넘는다. 시장에선 내년에 주목해야 할 삼성 상장사 3인방으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호텔신라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내 16개 주요 증권사에 요청해 '2014년 투자 유망 종목'을 조사한 결과 삼성그룹 17개 상장사 중 이들 3사가 각각 9표, 4표, 3표를 받아 유망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기업가치보다 낮은 주가,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 가능성, 호텔신라는 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은 매출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총 9개 증권사(신한, 현대, 우리투자, KB, 한국투자, IBK, SK, KTB, LIG)에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4개(신한, KB, 대신, 이트레이드), 호텔신라는 3개(신한, 대신, NH농협) 증권사에서 추천 도장을 찍었다.

◆ 영업익 40조원 삼성전자, "주가는 아직도 배고프다"

하루에 6400억 원 어치를 팔아 1100억 원씩 벌어들였다. 분기 영업이익만 10조 원을 넘었다. 올해 우리나라 총 예산 342조 원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올 한해 거둔 성적표다.

이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169조3000억 원, 영업이익 28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0조 원을 무난히 돌파해 연간 영업이익은 4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서 잘 나가는 상장사 어딘가 봤더니 …  주식 사야 할 삼성 3인방
삼성전자 실적이 분기마다 고공행진을 한 것과 달리 주가는 들쑥날쑥했다. 연초 157만6000원에 시작한 주가는 지난 7월 120만 원 대까지 내려앉았다. 뱅가드 펀드의 매도물량과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전망이 원인이 됐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서는 140만 원 선을 맴돌고 있다. 스마트폰에 집중된 사업구조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6일 8년 만에 국내외 투자자와 증권사 연구원을 모아놓고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기도 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사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며 "현재 주가 수준이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과 휴대폰·반도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예상실적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로 시장(10.8배)에 비해 30% 가량 할인 거래되고 있다고 노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현재 PER은 삼성전자 가치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 이라며 "영업이익이 정체 상태에 빠진다고 가정해도 주가가 지금보다 10~20% 가량은 높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41조8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올해보다 7% 정도 높은 수치다. 일부에서는 스마트폰 판매가 고가에서 중저가 위주로 옮겨감에 따라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고 있다" 면서도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갤럭시S4, 갤럭시 노트3 등 고가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이 살아나고 있는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함께 내년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물산, 계열사 지분 '든든'·호텔신라, 요우커 내년에도 쭈욱

삼성그룹 건설 계열사의 맏형인 삼성물산은 최근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지난 9월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를 시작으로 삼성SDS, 에스원 등 계열사 간 사업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후계 구도를 염두에 사업 재편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8%(598만 주)를 보유해 삼성생명(7.21%)에 이은 2대 주주다.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삼성SDS 지분 18.3%, 에버랜드도 1.5% 가지고 있다.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가진 계열사 주식 가치는 9조5000억 원에 달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며 "올해 신규수주 증가와 판관비율 하락 등으로 내년 건설부문 매출·이익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좌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좌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이건희 회장의 맏딸 이부진 사장이 진두 지휘하는 호텔신라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효과로 내년 점찍어야 할 종목에 꼽혔다. 호텔신라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매출이 늘어나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주가는 연초 대비 60% 넘게 뛰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져 호텔과 면세점 매출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세진 BS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세계 최대 규모인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3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며 "방한 중국인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천공항 임대료 동결과 동화면세점 지분 인수 효과가 반영돼 내년 본격적인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중공업은 2개 증권사가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화재도 각각 1표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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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