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4일 오후 2시45분

현대상선이 계열사 현대부산신항만 지분을 IMM인베스트먼트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년 전 2000억원에 매각했던 2대주주 우선주를 상환하기 위한 리파이낸싱(차환) 작업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앞서 한진해운신항만에 3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다시 한번 해운업계 ‘구원투수’로 나선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IMM인베스트먼트에 현대부산신항만 전환우선주 199만9999주(지분율 49.99%)를 넘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10년 현대부산신항만 해당 지분을 2000억원에 샀던 뉴오션웨이를 대체하기 위한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PE가 운용하는 유동화전문회사(SPC) 뉴오션웨이는 지난 7월 해당 지분을 상환해줄 것을 현대부산신항만 최대주주(50.01%)인 현대상선 측에 요구했다.

현대부산신항만은 2010년 설립된 터미널 운영업체다. 지난해 매출 1017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현대상선은 2010년 12월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부산신항만 전환우선주를 매각했다. 현대상선은 뉴오션웨이 주식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우호적인 투자자를 새로 유치해 자금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털 업체지만 안정성을 갖춘 항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중순에는 한진해운신항만 우선주(49.99%)를 2800억원에 매입하는 동시에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경영권 확보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대부산신항만 투자도 우선주와 BW가 혼합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1000억원 안팎 규모의 PEF를 조성한 뒤 SPC를 통해 인수금융을 일으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연기금을 상대로 투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MM이 한진해운신항만에 이어 현대부산신항만 리파이낸싱 투자도 단행하면 국내 해운업체의 알짜 터미널 주요 지분을 잇따라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며 “해운업체들은 주요 터미널 지분을 국내외 해운 경쟁사로 넘길 경우 영업비밀이 샐 우려가 있어 PE에 매각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